작성일 : 2016-05-03 (14:45)
[위도기행]위도産 보물 1호
글쓴이 : 권정숙 조회 : 1671

▲위도의 대표적 관광자원 백은기 씨ⓒ부안21

 

 

"그는 위도 탐방의 시작과 끝이니..."
[위도기행]위도産 보물 1호 '백은기'

 

 

부안엔 꿈처럼 몽롱하고 아름다운 섬이 있다. 위도! 그 섬에 발을 한 번 담가본 사람이라면 백.은.기.라는 사람을 먼저 기억할 것이다. 곱슬머리, 야무지게 다문 입 그리고 선글라스 속에 살짝 가려진 눈매로 보면 쉬이 말을 걸기 어렵다. 그러나 고슴도치가 가시를 세워 보호막을 쳐도 실상 그 속살은 여린 것처럼 그에게 한마디 건네면 섬사람 특유의 따듯한 인정에 끌려 인연 맺는 것이 즐겁다.

11년차 위도 공영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그는 외지인이 위도에 들어오는 순간, 여정의 피로감을 잊게 하는 TV광고 속 ‘박카스’ 같은 사람이다. 위도의 청동기 시대를 시작으로 근대사를 간직한 여곽의 슬프고 비릿한 역사까지 그리고 국내 VVIP급 연예인이 어디서 대소변을 보았으며 某씨네 족보가 어찌 생겼는지(어떠한지) 등, 탑승객의 숫자와 시간에 맞춰 버스 속도와 이야기 분량을 조절하는 그의 곰삭은 이야기에 배꼽이 등에 가서 붙는다. 이런 모습에 반한 某대학교수의 제안으로 그는 2008년도부터 전라북도 문화관광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에겐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가 있다. 위도를 취재하는 모든 매체에 그의 모습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위도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입소문으로 알고 있는 그를 먼저 찾는다. 뭍에 나와 일을 보는 중에도 중요한 손님이 위도에 방문할라치면 영락없이 그를 찾는 전화벨 소리가 울린단다. 그는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어느 날, 버스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잠시 점검을 하고 있는데 한 아리따운 여인네가 ‘백은기 기사님이 누구세요?’라고 묻더란다. 섬에서 본 여인들 중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에, 일하던 차림으로는 ‘내가 백은기요’라고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잠시 후면 옵니다’라고 대답을 한 후, 재빠르게 옷을 바꿔 입고, 선글라스 쓰고 버스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11년 동안 위도 공영버스를 운영하며 위도를 알리고 있는 전라북도 문화관광해설사이자 위도 관광해설사 백은기씨ⓒ부안21

그는 뼈 속까지 위도의 바다냄새가 배어있는 사람이다. 위도에 나서 위도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26살에 마을 이장이 되어 4년간 일을 했다고 한다. 27살이 되던 1978년에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대리마을 원당제의 한 과정인 띠뱃놀이로 팀을 만들어 참가하여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한다. 위도띠뱃놀이가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가 위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는 것, 그리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심을 갖는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위도엔 여전히 오염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파도에 숨어 종알댄다. 어떤 것은 전설로 전해오고, 어떤 것은 야사(野史)로 전해오며, 어떤 것은 바닷물에 밀려왔다가 쓸려가기도 하며 또한 어떤 것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풀어주고 들려줄 위도의 이야기꾼이자 위도의 대표적 관광자원이 바로 백은기다.

기억이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라면 추억은 가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가 청한 악수를 통해 나는 그의 손을 기억한다. 알맞은 악력과 단단한 삶의 촉감과 그것을 증거하는 손금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위도의 바람과 냄새와 맛을 추억한다. 이처럼 위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백은기를 기억할 것이고 그를 통하여 위도를 떠올릴 것이다. 위도 탐방의 시작과 끝이 백은기인 까닭이다.

/박옥희(전라북도 문화관광해설사)

<부안이야기 13호>에서 옮겨왔습니다.

 

 

 

(부안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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