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에서 만난 '자란(紫蘭)'
[2015년 5월달력] 자란

변산반도에 자란(紫蘭)이....?

자란은 목포의 유달산이나 진도, 제주도 등 남쪽지방 바닷가에 자생하는 아주 희귀한 난초로 ‘한국희귀식물’로 지정돼 법적보호를 받고 있는 종이다. 그러기에 변산반도에 자란이 자생하리란 기대는 아예 접은 채 모항의 어느 집 정원에 잘 가꿔놓은 자란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변산에도 자란은 존재하고 있었다. 지난 해, 반신반의하며 자란이 피는 시기에 맞추어 지인이 알려준 장소에 가봤더니 무리지어 저마다 화사한 얼굴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그것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흰색 자란과 함께..., 가슴이 쿵쾅거리는 순간이었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자란(Bletilla striata REICHB.)은 근경(根莖, 뿌리모양으로 땅속으로 뻗은 줄기)의 일부가 둥근 알뿌리 모양으로 커져서 땅 위로 자란 가덩이줄기(假球莖)로 되어 있으며, 그 속은 해면조직으로 양분과 수분을 저장할 수 있다.

잎은 5~6장이 이 가덩이줄기 밑동을 감싸며 줄기처럼 곧게 위로 뻗는데, 길이 20~30cm 정도의 칼처럼 긴 타원형이며, 끝은 뾰족하고 세로로 많은 주름이 나 있다.

꽃은 5~6월에 잎 사이로 50cm 정도 뻗어 올라 온 꽃대에 6-7개가 총상으로 달린다. 꽃의 색은 곱디고운 홍자색이다. 흰색으로 피는 자란도 있다.

한방에서는 자란의 가덩이줄기를 백급(白芨)이라 하며, 지혈작용이 현저하여 폐의 농양, 내출혈, 토혈, 코피, 외상으로 인한 출혈, 악성종기, 피부궤양, 습진 등에 약재로 사용한다.

자란은 이처럼 자태 빼어나고 귀한 약재이다 보니 남획이 심해 자생지마다가 거의 파괴되어 가고 있다. 식물도 우리의 소중한 자연자원이라는 재인식이 요구된다.

/허철희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