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안읍성 안의 마을지킴이인 부안동문안당산(중요민속문화재 제19호)의 주당산(짐대하나씨) 돌기둥 위에 얹어진 오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이 오리로 추정되는 석조물을 경기도의 모박물관이 소장한 것으로 장승전문가 황준구 씨에 의해 확인됐다. 위 사진의 왼쪽은 오리가 사라지기 전의 부안동문안당산 짐대하나씨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박물관의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모습이다.<사진:장승전문가 황준구 씨 제공>

"우리 마을지킴이 돌려주오!"
부안 동문안 주민들, 짐대 오리 반환 호소
[부안문화재답사-48] 중요민속문화재 제19호 '부안동문안당산'

2003년 사라진 부안동문안당산 짐대 오리
경기도 모 박물물관에서 야외전시 확인

2003년 부안읍성 안의 마을지킴이인 부안동문안당산(중요민속문화재 제19호)의 주당산(짐대하나씨) 짐대 위에 얹어진 오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이 오리로 추정되는 석조물을 경기도의 모 박물관이 소장한 것으로 장승전문가 황준구 씨에 의해 확인됐다.

장승전문가 황준구(70) 씨는 '한국의 전통당산'이란 도록을 편집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부안동문안당산 주당산 짐대의 오리로 추정되는 석조물이 경기도의 모 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황씨는 "꼭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부안읍성 동문안 마을 수호신"이라며, 이 오리 사진을 동중리 마을주민들에게 보내왔다.

10여 년 전 마을지킴이인 짐대의 오리를 잃고 그동안 애태워오던 둥중리 마을 주민들과 이장 장대현(70) 씨는 황씨가 보내 온 사진을 접하고는 “우리 마을 짐대하나씨 오리가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3년 당산제를 지내고 짐대에 옷을 입히며(용줄감기) 마지막으로 오리를 만지고 내려왔다는 진상혁(76) 씨도 "우리 마을 짐대 오리가 확실하다"며, “쇠꼬챙이로 심지를 박아 단단하게 고정해 놓았는데 그걸 뜯어 간 걸 보면 전문 문화재털이범의 소행 같다.”며 혀를 찼다.

마을 이장 장대현 씨는 “그동안 오리의 행방이 묘연해 애태웠는데, 이제 소재를 확인한 만큼 동문안당산 관리부처인 부안군과 협조를 이뤄 오리의 반환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고 결의를 보였다.

부안군 최영구 문화재팀장도 “관련자료를 모으고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 박물관 측에 반환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동중리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동문안당산 짐대의 오리는 2003년 당산제를 지내고, 얼마 후에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의 오리는 2004년 가을에 부안군에서 제작해 임시로 올려놓은 것이다.

2004. 3. 18. 동문안당산의 주당산인 짐대, 오리가 사라지고 없다. ⓒ부안21


동문안당산의 주당산인 짐대의 본래 모습ⓒ부안21


2003년 짐대의 오리를 도난당하자 2004년 가을에 부안군에서 제작해 임시로 올려놓았다.ⓒ부안21


지난 17일 동중리 마을 주민들이 동문안당산에서 '오리의 반환'건에 대해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부안21

부안동문안당산
종 목:중요민속문화재 제19호  
명 칭:부안동문안당산(扶安東門안堂山)  
분 류: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제사유적/ 성황당  
수량/면적:3기
지정(등록)일:1970.05.20
소 재 지: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387-2  
시 대:조선시대
소유자(소유단체):국유
관리자(관리단체):부안군

내년은 ‘부안’이라는 고을이름이 붙여진 ‘정명(定名) 600년의 해’이다. 1416년(조선 태종 16)에 부령(扶寧)현과 보안(保安)현을 병합하여 부안현(扶安縣)이라 하고, 부안현의 치소를 부령현의 치소였던 행안 역리로부터 지금의 성황산을 중심으로 축성된 부안읍성으로 옮겼다. 옮겨 올 당시 부안읍성은 매우 비좁은 산성 형태의 토성이었다. 이에 평산성(平山城)으로 넓히면서 석성으로 고쳐 쌓아 1487년(성종 18)에 완성되었다.『신증동국여지승람』 34권 부안현의 성곽 조에 의하면 “新增 : 石築周一萬六千五十八尺 高十五尺 內有泉井十六(신증 : 돌로 쌓았는데 둘레가 16,458척 높이 15척, 안에 우물이 16기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축조된 부안읍성은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 원형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지만 배산(背山)인 성황산의 능선과 평지의 구릉, 그리고 동문안, 남문안, 서문안의 당산 등의 위치를 근거로 그 자취를 더듬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부안읍성은 성황산을 품에 안고 능선을 따라 북동으로 돌다가 동으로 급경사를 내려 동문안당산이 있는 곳에 동문(東門), 동문안 마을이었던 동중리를 동남방향으로 감고 돌아 상원아파트 못 미친 지점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문안당산이 있는 부근에 남문(南門), 그곳에서 부안초등학교 뒤를 지나 부안신용협동조합을 남으로 돌아 원불교교당 앞에 서문(西門)을 둔 후 원불교교당 뒤편으로 산비탈을 타고 올라 성황산을 에워싸며 원형 형태의 큰 성을 이루었다. 북문(北門)은 없었다. 북쪽은 성황산이 둘러 있음으로 사람의 출입이 없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부안읍성 동·서·남 세 곳의 성문(城門)에는 누정(樓亭)을 두었는데 동문은 청원루(淸遠樓), 서문은 개풍루(凱風樓), 남문은 취원루(聚遠樓), 혹은 후선루(候仙樓)라 하였다. 세 곳의 성문(城門)은 성 안에서 성 밖으로, 성 밖에서 성 안으로 출입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동문은 덕촌-장승백이(혜성병원 옆)-고마제-동진장터-동진원-동진나루 건너 김제‧전주‧서울로 통했다. 부안현에서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큰 문으로 부안 문물(文物)의 중요한 통문(通門)이기도 했다. 서문은 행안·상서·하서·변산·보안·곰소·줄포·고창 방면의 통로였으며, 변산과 서해에서 생산되는 목재와, 약재, 소금, 어류 등의 물산이 드나들었다. 남문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옛부안동초등학교 터 남쪽에 있는 남문안당산으로 미루어 보아 남일당한약방, 낭주식당 중간 부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문은 성밖의 들녘·오리정·매짱이뜸·학당고개·도동서원·주산·고부·정읍 방면의 통로였으며, 주로 쌀 등의 농산물이 드나들었다.

부안읍성의 동·서·남 세 곳 성문거리에는 성문 안 마을의 안녕과 풍요와 외부로부터 잡귀와 역신, 온갖 부정하고 잡스러운 것들의 침입을 막아달라는 의미에서 마을지킴이신인 오리솟대당산 한 쌍과 수문장격인 돌장승 한 쌍씩을 조성하였다. 남문에는 원추형태의 돌솟대당산 하나가 거대한 거북좌대 위에 세워져 있을 뿐 동문안이나 서문안에 조성된 문지기 장승신장은 남아있지 않은데, 원래부터 조성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망실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부안읍성 성문 안 당산 중 ‘부안서문안당산’과 ‘부안동문안당산’은 보물급의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문화재 제18호와 제19호로 지정·보존되어 오고 있고, 남문안당산도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8호로 지정되어 있는 매우 귀중한 부안의 문화유산이다. 민속학계 관심의 대상인가하면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 야외에는 ‘부안서문안당산’의 모형을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동문안당산제 2000년 자료사진.ⓒ부안21

‘부안동문안당산’은 부안읍성의 동문안 거리에 조성되었던 당산이다. 당산의 신체는 받침돌에 돌로 깎아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오리를 얹어놓은 주당산인 석간신주(石竿神柱), 즉 오리솟대 1기와 이 주당산신을 돕는 하위보조신인 석장생 한 쌍으로 조성 배치되어 있다. 원래는 주당산인 신간주도 한 쌍으로 조성되었다고 전하는데 1기는 없어지고 말았다. 이 마을사람들은 주당산신인 오리가 얹어진 돌기둥 솟대를 ‘짐대’, 혹은 ‘짐대할아버지’, ‘짐대하나씨’라고 부른다.

주당산신 신간주는 높이 352cm, 밑둘레 70cm로 기둥 위의 오리는 서북을 향해 앉아 있다. 보조하위신인 석장생 한 쌍에는 각각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 음각되어 있다. 상원주장군은 높이 180cm, 밑둘레 87cm이며, 하원당장군은 높이 233cm, 밑둘레 85cm이다. 건립연대는 명문의 마모가 심하여 판독이 불가능하나 돌의 상태, 마모 정도로 보아 1689년에 건립된 서문안당산과 같은 시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마을 당산제는 정월대보름날 지낸다. 제의(祭儀)는 전형적인 ‘동구당산 제의’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여 축제 분위기로 치러진다. 당산제 하루 전에는 짐대하나씨에 입혔던 낡은 용줄을 벗겨내 태우고, 그 앞 마을길 입구에 영기(令旗)를 꽂아 잡인의 출입을 금한다.

제의 당일인 보름날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풍물패를 선두로 집집마다를 돌며 짚을 거두고, 거둔 짚으로는 용줄을 꼰다. 용줄은 외줄로 여러 가닥을 꼬고, 다시 외줄로 꼰 여러 가닥을 합쳐서 꼬아 직경 30cm 정도, 길이 80여m의 크기로 만든다. 용줄이 다 만들어지면 마을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풍물굿패를 선두로 ‘마을돌기’를 한다. 마을돌기는 곧 지신밟기로 용신의 영력으로 마을 안의 병마, 역귀(疫鬼), 잡신 등 모든 부정한 것을 몰아내는 주술적(呪術的)인 놀이다. 마을돌기가 끝나면 그 용줄로 당산거리에서 남·녀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한다. 풍년과 다산을 축원하는 당산제의 중의 한 절차로 여자편이 이겨야 풍년과 무사태평이 된다고 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흥겨운 풍물가락 속에 ‘짐대하나씨 옷 입히기’놀이를 한다. 이는 농업의 신인 용을 상징하는 용줄을 마을 수호신인 당산신에게 바치는 제의형식으로 짐대를 용줄로 칭칭 감아준다. 짐대하나씨 옷 입히기가 끝나면 그 앞에 제사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낸다. 제사는 마을의 무사태평과 풍농을 축원하는 고사굿으로 행해지며, 가가호호의 축원소지를 올려주는 것으로 제의를 마친다. 원래는 마을의 무당이 제관이 되어 제사를 주관했으나 무당이 없는 요즈음은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의 임원들이 분향, 헌작, 재배, 축원소지 순으로 간략하게 지낸다.

이곳 당산제는 부안읍성 안의 당산 중 유일하게 최근까지 제사가 지속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인구의 감소, 생활 양상의 변화 등으로 격년제로 지내고 있는데 이마저도 갈수록 동력이 딸리고 있어 언제 그 맥이 끊길지 모를 형편에 놓여 있다.

당산(주당산)
종 목:중요민속문화재 제19-1호  
명 칭:당산(堂山)  
분 류: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제사유적/ 성황당  
수량/면적:1기
지정(등록)일:1970.05.20
소 재 지: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387-2  
시 대:조선시대
소유자(소유단체):국유
관리자(관리단체):부안군

동문안당산제 2000년 자료사진당산의 신체는 받침돌에 돌로 깎아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오리를 얹어놓은 주당산으로, 이 마을에서는 옛날부터 이 당산을 당산할아버지·당산하나씨·짐대하나씨 등으로 불린다. 원래는 주당산인 신간주도 한 쌍으로 조성되었다고 전하는데 할머니당산은 없어지고 말았다. 석간주 위에 얹어놓은 오리도 2003년에 훼손되어 새로 깎아 얹어놓았는데 이전 오리 모습과는 다르다. 주당산의 높이는 352cm, 밑둘레 70cm로 기둥 위의 오리는 서북을 향해 있다.ⓒ부안21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
종 목:중요민속문화재 제19-2호  
명 칭: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  
분 류: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제사유적/ 성황당  
수량/면적:1기
지정(등록)일:1970.05.20
소 재 지: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387-2  
시 대:조선시대
소유자(소유단체):국유
관리자(관리단체):부안군

하위당장군과 더불어 주당산인 할아버지당산을 보조하고,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며 질병과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한다. 높이는 180cm, 밑둘레 87cm로 몸체에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이라 음각되어 있으며, 벙거지모양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제주도 돌하루방을 연상시킨다. 얼굴의 이마에는 백호(白毫)가 있고, 매우 크게 표현된 퉁망울 눈 위에는 눈섭을 새겼다. 주먹코에 오므린 입, 콧수염과 가슴까지 내려 온 턱수염, 얼굴 양옆의 큰 귀가 인상적이다.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
종 목:중요민속문화재 제19-3호  
명 칭: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  
분 류: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제사유적/ 성황당  
수량/면적:1기
지정(등록)일:1970.05.20
소 재 지: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387-2  
시 대:조선시대
소유자(소유단체):국유
관리자(관리단체):부안군

상원주장군과 더불어 주당산인 할아버지당산을 보조하고,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며 질병과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는 할머니장승이다. 높이 233cm, 밑둘레 85cm 몸체에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 음각되어 있으며, 이마에는 백호(白毫)를 표현했다. 눈은 음각선을 두 겹으로 표현하여 다소 튀어나온 느낌을 준다. 코 역시 주먹코이나 할아버지 장승에 비하여 다소 오똑하다. 조금 벌린 입에는 이빨을 표현하고, 얼굴 양 옆으로는 귀를 대충 나타냈다

<참고문헌:'김형주의 부안이야기' '문화재청'>

/허철희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