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리밥나무'?
[2015년 3월달력] 보리밥나무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 THUNB.)는 보리수나무과의 덩굴성 상록활엽수로 울릉도나 제주도 등 따뜻한 지역의 해변에 자라는 남방계식물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자라고 있다. 위도에는 흔하게 자라며 부안에는 격포의 궁항이나, 채석강, 적벽강 주변에서 쉽게 관찰된다.

그런데 보리밥나무도 기후변화로 인해 후박나무처럼 북방한계선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보리밥나무도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선정되었다.





보리밥나무는 작은키나무로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올라 온 길고 굽어진 가지가 2~3m 정도 뻗어 자라며 수피는 암갈색에 껍질눈이 발달해 있다.

어긋나는 잎은 5~10㎝, 너비 4~6㎝ 정도이고, 달걀형 또는 넓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어릴 때는 잎 표면에는 은백색의 비늘털이 있다가 없어지고 뒷면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앞뒷면 모두 광택이 있으며, 만져보면 가죽처럼 두텁고 질기다.

꽃은 9~11월에 잎겨드랑이에 여러 개가 뭉쳐나 핀다. 꽃과 열매를 가까이 들여다보면 왜 하필이면 보리밥나무라 이름지어졌는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꽃은 흰색에 가까운 황색을 띠는데 주근깨 소녀처럼 갈색 반점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어 꽃이 결코 화려하거나 화사함이 느껴지지 않는 게 하얗고 미끈한 쌀밥이 아니라 거무튀튀한 꽁보리밥이 연상지어진다. 열매 또한 마치 보리처럼 생겼다. 꽃부리는 종 모양으로 4갈래로 갈라지고 비늘털로 덮여있다.

둥근 타원형의 열매는 이듬해 4∼5월에 붉게 익으며 은백색의 털로 덮여있다. 열매의 길이는 15∼17mm, 지름 5~6㎝ 정도이다. 어릴 적 보리가 익을 무렵 바닷가 숲을 헤집고 다니며 빨갛게 익은 보리밥나무 열매를 따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한방에서는 보리밥나무를 동조(冬棗)라 하여 천식, 기침 가래, 당뇨 등에 약재로 이용한다. 민간에서는 뿌리, 줄기, 잎, 열매 끝에 시든 꽃,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다려 마시는데 천식, 기침 가래, 당뇨 등에 효능이 있다. 그 외에도 열매는 생과로 먹기도 하고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허철희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