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그냥도사님의 누까가 일본 말이란 걸 읽고 얼른 수정 하였습니다.
이제 누까는 쌀겨로 고쳐 부릅시다. 이이구!!! 일본놈들~~~~

쌀겨가루와 멥쌀 현미 가루를 1 :1 로 고루 섞고 여기에 쌀눈 가루를 약간 섞어 (아까와서 조금만) 대나무 떢찜기에 쪘습니다.
설에 은행 한통을 다 볶아 껍질을 벗겨 쓰고 약간 남았기에 그걸 위에 골고루 뿌렸더니 참으로 우아한? 떡이 되었습니다.

우선 색깔이 베이지 색 바탕에 비취보석 같은 은행이 박히니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아마 가장 편안한 색의 배합이 연한 흙 색에 연한 풀색이 아닌가 합니다. 온 누리...자연이 모두 이러한 배색이니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베이지 하의에 연두색 상의를 고집스럽게 입어댔던 적이 있습니다. 샛길로 빠진 김에... 제가 반한 색의 배합에 대해서...

제 초임 발령지가 충남 논산군 양촌면 쌍계리 였는데요. 그곳에서 저는 색에 대해서 눈을 떴습니다. 둥근 멍석에 널어놓은 빨간고추요. 눈을 파고들듯이 그 새빨간 색에 고집스럽게 앙다물고 붙어있던 그 선명한 녹색 꼬투리 말입니다. 그 강렬한 보색 대비에 쏟아지던 순도 높은 가을볕까지...

그리고 또 이번엔 둥근 멍석이 아니고 네모난 직사각형 멍석에 반은 노란 조가 반은 갈색의 들깨가 송이째로... 이렇게 차분한 색의 배합이 또 있을가요? 이건 어찌하여 네모난 멍석에 널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아도 둥근멍석보다는 네모가 완벽한 어울림이란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제는 어디에서도 이런 색의 향연은 볼 수가 없습니다. 고추는 비닐하우스로 들어 갔고...조나 들깨를 널어 말릴 정도로 많이 재배 하지도 않구요... 그러고 보니 이게 34 년 전이나 된 풍경이네요... 그런데도 엊그제 본 것 같으니...

본론?인 쌀겨가떡( 개떡이란 말을 안쓰게 돼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의 맛은?
제 입맛엔 환상인데...이렇게 쓰면 객관성이 없을터이니...

우선 고소하고, 쌀가루만 할땐 설탕을 넣지 않으면 싱거운데, 쌀겨떡은 약간 고소하니... 단 걸 안 넣어야 오히려 잘 맞는 거 같아 좋네요. 그리고 쌀만 할때보다 더 쫀득한 맛이 있구요. 그 쫀득함이 은행 쫀득함과 잘 어울렷습니다.

그리고 특기사항은 변비에 아주 탁월한 효능이 있습니다. 저는 쌀눈을 백미밥에 가끔 비벼 먹는데 이것도 장청소?에는 효과만점입니다.

또 설에 남은 인절미를 콩고물 대신 쌀눈에 궁굴려 먹었는데...이거 또한 환상이었지요. 이건 자주 이렇게 해 먹을려 합니다. 설탕 넣을 필요 없습니다.

얼마든지 활용할 방법이 많습니다. 다음엔 부침게 반죽으로 해서 한수저씩 동글게 놓고 은행을 갈아서 가운데에 꽃 놓듯이 부쳐 볼라고 합니다. 아이구 밖으로 안 나다니고 이런 것만 해보믄 좋겠는데... 도대체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으니...마음만 급합니다.

오늘은 제가 다니는 여행사 시산제가 있는 산행(인천 무의도라는 섬)이어서 250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밥을 큰 가마솥을 걸고 하는데요. 그거참 볼만했습니다. 그렇게 큰 가마솥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거기서 끓여 낸 된장국 얘기 좀 드릴려구요. 저는 미치는? 성품인지라... 두그릇이나 먹었지요. 부드러운 배추 씨레기 국이었는데...하여튼 맛이 하도 좋아 물었더니..물론 된장맛은 기본이고, 여기에 뜨물을 진하게 받아서 끓였다 하고... 남다른 건 생들깨를 갈아서 넣고 거기서 캔 자연산 생굴을 넣었다는데...

비결이 뭔가? 많이 끓여서인가?..생각해보니 된장도, 생굴도, 뜨물도, 들깨도 아니고 이 중 누가 반장이라고 내세울 수없는 완벽한 화합, 조화란 걸 알았습니다. 재료가 서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서로 완전히 섞일때...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듯 싶습니다.

그냥도사님께서 드디어 된장에 착수하시는 듯 한데...오늘 먹은 된장국 같은 맛의 조화를 한번 도전해보려합니다.

아직 받아보지 못한 품목이 있다는 사실이 어찌 이리 즐거운지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보우들판에 천지기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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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