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발

일찍 일어나 간단히 가방 챙기고
과일이랑 먹을 것도 챙기고
김밥 맞춰놓은 것도 찾고
간단한 복장을 하고 룰룰라라 집을 나섭니다
떠난다는 것은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요
늘 다람쥐 체바퀴 돌듯 사무실과 집을 오가다가
사무실도 떠나고, 집도 떠나니 왜 그렇게 날라갈 것 같은지 ~~
집을 나서는 그 순간 !!
서울을 벗어나는 그 순간 !!
바로 그 때의 설레이는 기분이 여행을 떠나는 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토요일 오후라서 도로가 막히긴 했지만 그래도 차는 달리고 달려
오후 5시 농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 농장식구들, 미경이네, 미영이네 ~~
약속장소인 격포 광장으로 가기위해 차는 해안을 끼고 일주합니다
해는 서서히 온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고 있었고
바다는 온통 붉은 빛으로 찰랑거리며 반짝이고 있습니다
아~~아~~ 부안 !!
부안의 저 바다 !!
저 아름다운 바다는 언제 봐도 나를 숨막히게 하고, 숙연해지게 합니다
하루를 일찍 올려고 노력하는 것도 저 해넘이를 보기 위함이요
붉게 출렁이는 저 바다를 보기 위함인 것을 ~~
저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몇날 며칠의 수고와 피로가 한꺼번에
싹 풀리는 것을 ~~

격포에서 우럭매운탕으로 저녁을 먹고
숙소인 <해넘이축제>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그렇게 먹고도 또 먹을려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마당으로 모이니
아아 ~~전어 !!
전어 구워 먹고 오디주 먹으면서 <뽕>건배는 또 얼마나 많이 했던지 ~~
건배~~하면 뽀옹~~ 하면서 화답하니 즐겁고 재미있어
깔깔거리고 또 깔깔거리고 ~~
건배 ~~ 뽀옹 ~~ 건배 ~~ 뽀옹
그 숯불에 옥수수를 구워 먹으니 얼마나 맛이 잇는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지경이라 옥수수 한 자루 바닥 내고 ~~
지영아 ~~ 미영아 ~~ 미경아 ~~ 지금 솔직한 마음으로
너무 했어 ~~ 그렇게나 먹다니 ~~하하하하하하하 ~~
생각하니 즐겁고 또 즐거웠습니다
실컷 먹고 실컷 놀고 숙소에 올라와 또 먹고 ~~
또 건배 뽕 하고 ~~밤이 깊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고 ~~
실컷 웃고 실컷 얘기하고 ~~
암튼 만나면 일년치를 다 하고 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사실은 봄이고, 가을이고 부안에 갈 때마다 바람이 억세게 불어대고
어찌나 추웠던지 ~~밖에서 뭘 구워 먹으려면
숯불 피우기 힘들었지요, 상도 제대로 없었지요,
어디 맘 놓고 앉을 때도 없었지요
제대로 얘기도 할 수 없었지요,
추워서 벌벌 떨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화를 많이 괴롭혔습니다
바람불면 밖에서 안 먹는다,
그러니 구워 먹지 못하니 돼지고기도 삶아 와라,
상 없이 바닥에 놓으면 절대 안 먹는다,
의자도 준비해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좀 완벽하게 준비해라
암튼 엄청 주문을 많이 했고요
들들~~ 볶았어요
그런데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아서
그 바닷가 전망좋은 꼭데기인데도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하였고,
그 동안 봄, 가을 축제 다 합하여도 이번 날씨가 제일 좋았어요
내가 너무 이화를 볶으니 하늘이 이화를 도운 것 같애요
지금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 가득합니다
더구나 준비한 만큼 많이 참석을 못하여 더욱 미안합니다
깔깔거리는 소리는 파도를 삼키고 ~~
그렇게 우리의 밤은 깊어가고 ~~ 그렇게 우리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