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꽃나무ⓒ부안21






'조기꽃은 피었건만...'
[부안생태기행]팥꽃나무


조기꽃나무? 팥꽃나무의 별명이다. 팥꽃나무는 주로 서해안 바닷가에 자라는데, 이른 봄, 팥꽃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조기가 떼를 지어 몰려들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제주 남쪽의 따뜻한 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는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칠산바다를 거쳐 연평도로 이동하는데, 그 시기가 팥꽃나무 개화시기와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고러고 보니 팥꽃나무는 조기와 이미지가 겹치는듯하다. 팥꽃나무는 따뜻한 남쪽 해안에서부터 연평도 부근 해안(황해도)까지 조기가 이동하는 길목에 자라기에 해보는 생각이다. 그러나, 해마다 팥꽃나무 꽃은 피건만 조기떼는 몰려오지 않으니... 아쉽기만 하다.

팥꽃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인 팥꽃나무(Daphne genkwa Sieb. et Zucc.)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팥색을 띤다. 부안에서는 변산반도 서쪽 끝지점인 격포나 수락동 부근의 바닷가 산기슭에서 주로 발견되며, 높이 1m 이내로 낮게 자란다.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월 말경부터 진달래와 앞서기 뒤서거니 피기 시작하여 4월 중순 경에 절정을 이루는데, 지난해에 난 가지 끝에 작은 꽃들이 펼쳐진 우산처럼 모여 달리므로 매우 탐스럽게 보인다. 통처럼 생긴 꽃받침에는 잔털이 있으며 끝이 4갈래로 갈라지는데 수수꽃다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장과(漿果)의 작은 열매는 7월에 익는다.

“울안에 심을 관상수로 뭐가 좋을까?” 주위에서 물어오면 나는 서슴없이 팥꽃나무를 소개하곤 한다. 꽃도 예쁠 뿐 아니라 꽃이 피는 기간도 긴데다 향기도 좋고, 뭣보다도 키가 낮게 자라기 때문에 화단 가장자리에 심어놓으면 아주 좋을 것 같아서이다. 

산기슭의 바위지대나, 자갈밭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것으로 보아 번식방법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종자를 뿌리는 방법도 있고, 꺾꽂이로도 증식은 가능하다.

한방에서는 팥꽃나무를 약재로 이용하는데 이뇨, 수종, 신장염 등의 증상에 처방한다고 한다. 그러나 팥꽃나무에는 독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허철희 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