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모포진 지도(扶安黔毛浦地圖(1872)<朝鮮後期 地方地圖>, 奎章閣 所藏)




'검모포진영 부근에는 금설원이...'
[부안역사문화기행]검모포진-금설원


검모포진(黔毛浦鎭)

곰소항에서 영전쪽으로 시가지를 막 벗어나면 왼쪽으로 드넓은 곰소염전이 전개된다. 곰소염전 들머리에서 오른쪽(동쪽)으로 접어들면 나지막한 산(천마산) 아래 남향으로 자리한 구진(舊鎭)마을이 나온다. 이곳은 서해바다를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로 고려시대 이래로 진영(鎭營)이 설치되어 있었다. 문헌에 보이는 검모진(黔毛鎭) 혹은 검모포진(黔毛浦鎭)이 바로 이곳이다.

이 마을이 문헌에 처음 나오기는 『고려사』공민왕 27년(1378) 7월조에 “왜적이 검모포에 침입하여 전라도 조선을 불태웠다.(倭侵 黔毛浦 焚全羅道漕船)”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검모포는 부안의 남쪽 웅연(곰소)에 있다.(黔毛浦 在扶安縣南熊淵)”라고 기록하고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 부안현 관방조(關防條)에는 “검모포영은 현의 남쪽 51리에 있는데 수군만호 1인이 있다.(黔毛浦營 在縣南五十一里, 水軍萬戶一人)”라고 하였다.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검모포진(黔毛浦鎭) 만호(萬戶, 종4품 무관) 1, 군관(軍官) 18, 진리(鎭吏) 16, 지인(知印) 6, 사령(使令) 9, 군뢰(軍牢) 7, 우수영속(右水營屬)”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호남읍지2(湖南邑誌二)』에 의하면 위의 인원에 전선(戰船) 1척, 방선(防船) 1척, 사후선(伺候船) 2척, 방군(防軍)이 810명임을 밝혀 검모포진영의 병력 규모를 짐작케 하고 있다.

검모포진영(黔毛浦鎭營)은 1723년(경종 3)에 금설원평(金設院坪, 지금의 진서리 옛진서초등학교 터로 추정)으로 옮겼다가 1873년(高宗 10)에 완전히 폐지되었다.

금설원(金設院)

조선시대 부안현에는 부흥역원(扶興驛院) 외에 원(院)이 3곳 있었는데 동진원(東津院), 수세원(水洗院), 금설원(金設院)이 그것이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부안현 역원 조에 “금설원(金設院)-고을의 남으로 60리에 있다”고만 기록하여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의 곰소염전 북쪽을 금설원평(金設院坪)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금설원은 지금의 진서리 (옛)진서초등학교가 있었던 자리나, 아니면 그 부근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금설원평이란 금설원이 있는 벌판, 또는 땅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땅이름일 것이므로 더욱 그러하다.

1872년에 제작한 <조선후기지방지도>의 검모포 수군 배치도인 부안 검모포 지도의 검모포진영(黔毛浦鎭營) 이진(移鎭)에 따른 진지(鎭誌)에 관한 기록에 의하면 옹정(雍正) 원년(1723)에 검모포진영을 금설원평으로 옮겼다고 했다. 그로인해 종전까지 있었던 진이 있었던 마을을 구진(舊鎭)이라 하고, 진서리(鎭西里)는 진의 서쪽이 되므로 지어진 땅이름이다.

원(院)이란 전국의 요로(要路)에 두고 공무로 지방에 파견되는 정부 관리나 상인 등의 여행자에게 숙식을 제공하였던 시설로서 국가에서 경영하는 일종의 여관이었다. 그러므로 군사적 요충지인 검모포진영 부근에 원을 설치함은 자연스러운 일이였을 것이다. 또 앞은 바다인데다 뒤로는 깊고 험한 변산이 둘러 있어 원이 있어야할 자연적인 조건에 맞을 뿐 아니라, 검모포진영 주변은 고려시대 이래로 대규모 도자기 생산지인데다 수산물의 생산지여서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였을 것이다.<참고문헌;김형주의 부안이야기>

/허철희/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