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루비(墮淚碑)-상서면 청림리 청림ⓒ부안21


'그 비만 보면 눈물을 흘렸다'
[부안역사문화기행]도곡 이유 부부 추모비-타루비


상서면 감교리 청등에 있는 타루비(墮淚碑)는 1597년(宣祖 30)의 정유재란 때에 부안에 침입하여 오는 왜적과 맞서 싸우다 순절한 도곡(挑谷) 이유(李瑜) 부부의 의로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이다.

도곡(挑谷) 이유(李瑜)의 자는 덕형(德馨)이고 본관은 함평(咸平)이다. 대사간(大司諫) 죽곡(竹谷) 장영(長榮)의 아들로 전남 영광(靈光)에서 1545년(인종 1)에 태어났다. 뒤에 그의 숙부인 낭곡(浪谷) 이억영(李億榮)의 양자로 입계하여 양아버지를 따라 부안의 상서면 도화동(上西面 桃花洞)으로 이거하여 맑은 시냇물가에 초당을 짓고 은둔하면서 경사를 강론하고 여러 차례의 부름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의 처가는 부안읍 옹정으로, 부안김씨 현감 김수복(金壽福)이 장인이었다.

1592년(선조 25)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는 과감히 일어서서 의병을 모아 제봉(霽峰) 고경명(高敬命), 중봉(重峰) 조헌(趙憲), 건재(健齋) 김천일(金千鎰)의 진중에 의병과 군량을 모아서 보냈다.

1597년(선조 30) 정유재란 때에는, 왜군이 부안에 침입하여 오므로 그는 의병을 모아 이끌고 지금의 산서면 청등(山西面 淸嶝)에서 적군과 3일간에 걸쳐 싸워 일단 그들을 물리쳤는데, 왜적이 군사를 다시 정비하여 침입하니 중과부적으로 9월 19일에 전사하고 말았다. 그의 부인 부안김씨도 남편을 대신하여 의병을 지휘하다가 역시 전사하였다. 왜적들은 이 부인이 이유의 부인임을 알고 집에까지 쳐들어가 집과 귀중한 문권 등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적군이 물러간 뒤에 부부의 시신은 찾지 못한 채 옷가지와 신발 등을 수습하여 초혼장으로 장사를 지내니 이 부부순절의 슬픈 참사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고 한다. 전란 후 그 넋을 위로하고 부부의 의로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하여 고을사람들이 부부가 순절한 청등고개마루에 타루비(墮淚碑)를 세웠다.

타루비는 옛날 중국의 진나라 양양태수 양우의 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비인데 백성들이 그 비만 보면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두예(杜預)가 붙인 이름이다. 비문(碑文)은 고창출신의 한말 유학자이며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던 고예진(高禮鎭, 1875-1952)이 지었다.<참고문헌:‘김형주의 부안이야기’, ‘부안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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