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폭포/1932년에 간행된 부안군지 <부풍승람(扶風勝覽)>에 의하면 직소(直沼)에 기우단(祈雨壇)이 있다고 하였다.ⓒ부안21



'용신에게 비를 비를 축원하나이다'
실상용추 기우단-가물면 원님이 기우제 지내...


변산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직소폭포는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변산팔경 중의 일경이다. 20여m의 암벽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쉴 새 없이 비류직하(飛流直下)하여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소(沼)를 만든다. 이 소를 실상용추(實相龍湫)라고 하며 용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실상용추를 맴돌며 잠시 숨을 고른 물살은 다시 아래로 떨어져 분옥담, 선녀탕을 만들며 서해로 달려가는데 이 계류를 봉래계곡이라고 한다.

1932년에 간행된 부안군지 <부풍승람(扶風勝覽)>에 의하면 직소(直沼)에 기우단(祈雨壇)이 있다고 하였다. 또 <한국지명총람> 전라북도 부안군 편에는 “가물면 원님이 정성껏 기우제를 지내는데 물속에 산 돼지를 잡아넣는다”고 하였다. 이는 용신(龍神)이 깃들어 있는 이곳에서 비의 신, 농업의 신이라 믿는 용에게 직접 비를 축원한 것으로 여겨진다.

직소가 빼어난 경승이다 보니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은 그의 아들 강흔(姜俒)이 부안현감(1770~1772년)으로 있을 때 직접 변산을 돌아보고 남긴 기록이 그의 표암유고(豹菴遺稿)에 전하는데 직소폭포를 감상한 소감을 “폭포가 두 벼랑사이에 쏟아지고 구슬이 튀어 그 형세가 매우 기장(奇壯)하고 바람소리 부딪쳐 서로 어울리는 소리가 숲이며 온 골을 울리고 있었다.”고 적고 있다.

또, 육당 최남선은 그의 변산기행문에 “여러 골의 합한 물이 7~8丈 되는 흰 비단을 똑바로 드리우고 좌우에는 절리(節理)의 방직(方直)한 암석이 커다란 협곡을 이루고 아래는 깊고 크고 아름다운 폭합(瀑盒)을 이루었는데 수량이 그다지 많은 것이 아니나, 좁다랗게 패여 들어간 목으로 떨어지므로 폭신(瀑身)이 꽤 살쪄 보이며, 토산(土山)으로 여기까지 오다가 암으로 암협(岩峽)이 지고 높다란 석벽이 다시 그 밖에 촉립(矗立)하였기 때문에 실질 이상의 미관을 이루었다. 이것이 변산팔경의 하나인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것이다.”고 적고 있다.

/허철희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