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성호(李瀷 : 1681~1763) (출처: 실학박물관)
사진 아래/다산 정약용(丁若鏞 : 1762~836)(출처: 다산유적지)



'세상을 경륜할 능력의 소유자-반계'
[2013 얼아로미-문화답사보고서-8] 반계를 흠모한 학자들


부안여고 문화답사동아리 ‘얼아로미’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체험적 학습과 탐구, 향토문화 조사와 보존 등을 주요 활동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전국을 무대로 매년 정기답사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는가 하면, 해마다 향토문화와 관련된 특별 주제를 하나씩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그것을 문화답사보고서로 발간하고 있다. 부안21은 부안여고 ‘얼아로미’의 허락을 얻어 2013년 2월 15일 펴낸 <얼아로미-문화답사보고서 실학의 비조 반계 유형원>을 여러 회로 나누어 게재한다.<부안21>


반계를 흠모한 학자들

반계는 당대 대 학자의 눈에 들었다. 송시열과 예학(禮學)에 대해 논쟁한 남인의 거목 미수(眉叟) 허목(許穆 : 1595~1682)같은 이가 그 예이다. 45세 된 반계의 문안을 받고 그와 며칠을 토론한 71세의 허목은 진실로 탄복하면서 반계는 “왕을 보필할 인재”라고 격찬하였다.

소론계의 대학자 명재(明齋) 윤증(尹拯)과 그의 뛰어난 제자 덕촌(德村) 양득중(梁得中)도 반계에게 반한 인물들이다. 반계보다 7세 연하인 윤증은 재야 학자로서 학덕으로 추앙받아 정승의 지위에까지 오른 분인데, 83세 되던 1711년에 《반계수록》을 읽고 크게 감동받아 책의 발문을 썼으니 반계가 타계한 38년 뒤의 일이다. 양득중은 학문적 역량으로 천거 받아 은일 승지에까지 오른 분으로 반계의 저술에 크게 감탄한 그는 영조 임금에게 상소하여 책의 간행을 권하였다. 1746년에는 홍계희(洪啓禧)가 《반계 선생전》을 지어 그 공덕을 상세히 나열하기도 하였다.

조선의 실학사상을 이어간 학자들은 대부분 반계에 깊이 경탄하였다. 특히《반계수록》의 서문을 짓고, 《반계유선생전》이라는 전기를 지은 성호 이익은 반계를 가장 존숭하고 사숙했다. 그는 세상을 경륜할 능력의 소유자로 율곡과 반계를 들면서, “조선을 세운 이래로 세상을 경륜할 인재로 말하면 모두가 반계를 첫머리로 꼽는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다산 정약용 또한 반계처럼 존숭한 선학은 그리 많지 않았다. 수원 화성을 축성할 때 반계의 축성이론을 직접 적용하기도 했던 다산은 “지칠 줄 모르며 세상을 경륜하려던 뜻은 유독 반계 옹에게서 볼 수 있네…”라는 시를 지어 반계의 높은 학문을 찬양하였다. 심지어 학파가 다르던 연암 박지원조차도 《허생전》에서 세상을 건질 대표적 인물로 반계를 거론할 정도였다.
  
또한 조선 말기의 해사(海史) 홍한주(洪翰周)라는 선비는 그의 저서 《지수염필(智水拈筆)》에서 조선 500년 동안 가치 높은 책으로 율곡 이이의 《성학집요》, 허준의 《동의보감》, 이만운의 《문헌비고》와 함께 《반계수록》 등 네 권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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