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꽃대ⓒ부안21


北홀아비꽃대, 南옥녀꽃대
[부안생태기행] 한국희귀종 '옥녀꽃대'



숲은 어느새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여름을 예고한다. 숲속, 푸른 새잎 사이로 수줍은 듯 하얀 얼굴 내밀고 있는 옥녀꽃대가 싱그럽다.

한 개의 꽃대에 꽃이 하나만 피므로 "홀아비"라고 이름 붙여진 홀아비꽃대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옥녀꽃대(chloranthus tortunei(A.Gray)solms)는 주로 해안지방의 숲속에서 높이 15~40cm 정도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줄기 끝에 4장이 마주 모여 나는데 넓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으로 4~5월에 꽃대에서 수염 모양으로 피며 향기가 있다. 열매는 삭과이며 7~8월에 둥글고 노란색이 도는 녹색으로 익는다.

옥녀꽃대는 얼핏 봐서는 홀아비꽃대와 비슷하게 생겨 구분하기 힘들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간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두 꽃은 꽃잎이 없다. 꽃잎처럼 생긴 희고 둥근 국수 가락 모양이 수술대인데, 옥녀꽃대는 홀아비꽃대에 비해 이 수술대가 더 가늘며 길다.

옥녀꽃대와 홀아비꽃대를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옥녀꽃대는 주로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쪽지방에 자라는 식물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분포하는 반면, 홀아비꽃대는 중부지방 이북에 분포한다. 즉 北홀아비꽃대, 南옥녀꽃대인 셈이다.

그런데, 홀아비는 한 개의 꽃대에 꽃이 하나만 피므로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지만 옥녀는 왜 일까? ‘홀아비’ 외롭지 않게 하려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느 지방, 누구들은 ‘과부꽃대’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북의 홀아비들은 남의 옥녀를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어쨌든 한국 희귀종인 옥녀꽃대는 변산의 또 하나의 귀하신 몸이다. 환경부는 옥녀꽃대를 야생동·식물보호법 제41조의 규정에 따라 국외반출시 승인을 얻어야 하는 생물자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허철희 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