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물로 바쳐졌던 나무 '회양목'
 한국특산식물 '회양목'

도시나 시골을 막론하고 가장 흔하게 보는 나무가 회양목일 것이다. 어느 정원이나 정원수로 회양목이 없는 정원은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조경 목적으로 외국에서 들여 온 수종이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 야생하는 한국특산종이다.  

회양목은 석회암지대가 발달된 북한 강원도 회양(淮陽)에서 많이 자랐기 때문에 회양목이라고 부르며, 예전에는 황양목(黃楊木)이라고도 불렀다. 문헌에는 전북, 평북, 함북을 제외한 거의 전도에 걸쳐 분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변산에도 회양목은 엄연히 자생하며,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 부안의 토산조에도 회양목이 들어 있다. 회양목은 내변산 곳곳에서 관찰되고, 갑남산 수락폭포 주변에는 군락을 이루고 있다. 변산면 노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곳 군락지는 예전에는 넓게 분포해 장관을 이루었으나 마구 캐 가는 바람에 지금은 그 자생지가 많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회양목과의 상록활엽관목인 회양목은 성장속도가 매우 느리며 최고 높이는 약 5m 정도까지 자란다. 수피는 회색으로 작은 가지는 녹색이고 네모지며 털이 있다. 마주 달리는 두툼한 잎은 혁질의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뒤로 젖혀진다. 4~5월에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서 연한 노랗게 피는 꽃은 암꽃과 수꽃으로 구분되고, 6∼7월에 갈색으로 익는 삭과의 열매는 타원형이고 끝에 딱딱한 암술대가 뿔처럼 달린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회양목은 1979년 12월 11일 천연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된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용주사 회양목으로 추정수령이 300년에 높이, 4.6m, 가슴 높이 쯤의 줄기 둘레는 53cm, 가지 퍼짐은 3~3.6m이었으나 너무 노쇠하여 회생가능성이 희박하고, 수형의 훼손이 심하여 2002년 6월 9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회양목은 이래저래 참으로 쓰임이 많은 나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원수로는 빼놓을 수 없는 수종이며, 한방에서는 가지와 잎을 풍습동통(風濕疼痛)·치통·백일해·질타손상(跌打損傷) 등에 치료제로 사용한다. 그런가 하면 목질이 단단하고 균일하여 조선시대에 회양목은 목판활자를 만드는데 이용되었으며, 호패, 표찰을 만드는데도 이용되었다. 그리고 얼레빗이나 도장 등에 이용되었다. 그래서 부안에서는 회양목을 도장나무라고도 부른다. 회양목이 이처럼 쓰임이 많다보니 회양목을 공물(供物)로 바치기 위해 조직된 회양목계(契)가 있었다고 한다.

/허철희 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