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 대추귀고둥ⓒ부안21

( 사진2,3 ) 07.08.17 부안 해창. 풀포기 아래에 아직은 생존해 있는 대추귀고둥/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인 2010년 9월 17일 답사 때는 이들의 생존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부안21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종 '대추귀고둥'

새만금갯벌을 가다(4) 사라져가는 새만금의 생명들-5-대추귀고둥


새만금사업으로 대추귀고둥(Ellobium chinense, 대추귀고둥과) 서식지도 소멸할 운명에 놓여있다. 아니 이미 소멸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새만금 대추귀고둥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한창이던 2001년 8월 한·일공동갯벌조사단의 일원으로 새만금갯벌 생태조사에 나선 일본인 생태학자 야마시타 히로요시(山下博由)씨에 의해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부안댐과 해창다리 사이에 서식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대추귀고둥은 담수의 영향이 미치는 곳, 그것도 염분 농도가 낮은 강 하구의 만조선 위에서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강 하구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생물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만 사는 이 종은 1속1종인데다 환경파괴로 인해 개체 수마저 크게 줄고 있어 환경부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대추귀고둥의 몸의 크기는 높이 3.5 cm 정도, 지름 1.5 cm 정도로 대추를 닮은 원추형이며 입구는 사람의 귀를 닮아 좁고 상하로 길며, 항문구 쪽은 좁고 앞쪽은 둥글고 넓다. 껍데기는 두껍고 갈색의 각피로 덮여 있어 벗겨지면 회색이 드러나며, 껍데기 안은 하얀색을 띤다.

그렇다면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대추귀고둥이 물길이 막히고 여섯 해가 지나는 지금도 살아 있을까? 2007년 8월 12일과 17일 답사 때만해도 바다와 먼 해창 불무동 마을 부근의 대추귀고둥은 이미 고사한 채 껍데기만 나뒹굴고 있었고, 아직은 살아있는 몇몇 개체가 바다와 가까운 해창다리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인 2010년 9월 17일 답사 때는 이들의 생존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먼저 주변 환경이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1차 답사 때에는 비교적 키가 낮은 칠면초, 나문재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바닷물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금은 키가 크고 억센, 갈대, 명아주, 사데풀 등이 우거져 있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추귀고둥이 서식하기란 좀처럼 어려워 보인다. 설령 아직은 생존해 있다하더라도 서식지 소멸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여겨진다.

/허철희 huh@buan21.com

'부안이야기 6호'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