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어


새만금 짱뚱어의 비상

새만금갯벌을 가다(4) 사라져가는 새만금의 생명들-3-짱뚱어


사라져가는 새만금의 생명들

백합, 해방조개, 계화도조개, 우즐기, 실뱀장어, 짱뚱어, 대추귀고둥, 바다민달팽이... 우리네 삶을 지탱해 주고, 입맛을 사로잡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안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를 이들 생명체들... 단 한 컷의 사진으로도 그 모습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농합처럼 기억의 끈을 놓아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부안이 꼭 기억해두어야 할 이름들이다.


짱뚱어

1997년 일본 아리아케해 이사하야만 간척지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자 갯벌의 모든 생명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일본 매스컴의 카메라 앵글은 살려고 몸부림치는 짱뚱어에 맞춰졌고, 이 처절한 장면을 목격한 일본 국민들은 이사하야 만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는 방조제까지 인간 띠를 이어 짱뚱어 구출작전을 벌였다. 어린 학생들이 말라가는 펄 속에서 몸부림치는 짱뚱어를 들고 울면서 방조제까지 뛰어가는 모습이라니..., 미리 보는 새만금갯벌의 운명이었다.

군산대 이충렬(생물학과)교수가 발표한 논문 '새만금 일대의 어류서식 환경과 경제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어류의 서식환경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1차 조사(90∼95년) 때에는 158종이 발견되었고, 2차 조사(97년 10월∼99년 4월) 때에는 107종으로 1차 조사 때의 158종보다 32%인 51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농어나 가자미 등 경제성이 높은 어류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모두 13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차 조사에서는 88종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갯벌에서 서식하는 저서성 어류로 1차에서 확인 된 짱뚱어는 2차 조사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충렬 교수의 논문 발표대로 새만금갯벌에서 짱뚱어가 정말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동진강 하구인 문포, 동진강 다리 아래, 김제의 학당, 만경강 하구인 김제 심포, 군산 하제, 어은리, 남수라, 내초도 등지를 답사한 결과 2001년 가을에 군산 회현갯벌에서 가까스로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짱뚱어는 가까운 곳에도 있었다. 부안 해창다리 안쪽 갯벌에서 뛰놀고 있었다.

농어목 망둥어과에 속하는 짱뚱어는 오염에 민감해 환경 지표종으로 삼는다. 그런가 하면 ‘국외반출승인대상종’이기도 하다. 몸의 길이는 17~20cm 정도로 말뚝망둥어보다 훨씬 크며, 말뚱망둥어는 동물을 먹는 반면 짱뚱어는 갯벌 바닥에 있는 돌말류을 가늘고 날카로운 이로 갉아먹는다.

짱뚱어 역시 말뚝망둥어처럼 개펄에 굴을 파고 사는데. 썰물 때는 진흙 위를 기어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가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구멍 속으로 숨는다. 그리고 겨울엔 아예 그 속에 틀어 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산란기는 5월에서 9월 사이, 이때가 되면 수컷은 암컷의 눈에 들기 위해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활짝 펴며 높이 뛰어오르기를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역동적이다.

/허철희 huh@buan21.com

'부안이야기 6호'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