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꾸

박형진

다시 밭 갈고 흙 고루어
양파 종자를 뿌렸다
작년 이맘때가 엊그제 같은데
딱 쳇바꾸 한 번 돌 시간
마르지 말라고 검정 망 씌우고
하릴없이 물을 준다
풀은 또 어찌 맬꺼나
벌써부터 머리가 샌다
뿌리고 가꾸고 거두는 일에
고달픔만이 늘 새로워
농사꾼인가, 다시
수천수만의 저 바늘 끝 싹마다
영롱하게 이슬은 빛나지만
항상 아랫니 빼서 윗니 박는 살림
걱정으로 마른다
허허......
이것도 힘이라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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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농사일만 쳇바꾸겠습니까
어느 일이나 우리의 삶 자체가 쳇바꾸인걸~~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입니다
중부지방에 내린 호우주의보로
비상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엄청 내린다니 걱정입니다
휴가를 간 직원도 있는데
그들도 걱정입니다

모두 별고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랫만에 책을 샀습니다
박형진시인의 새 시집<콩밭에서>가 나와서 샀고요
정일근 시인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를 샀고요
제목이 예뻐서 윤주 시인의 <토란잎 우산>을 샀어요
조정래님의 소설 <황토>와 유홍준님의 <나의문화유산 답사기>
제6권을 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을 샀습니다

오랫만에 책을 한아름 받고
이 끈적끈적한 날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