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참고 달인다

최금녀

미역국을 끓인다
짠맛도 매운맛도 없는 미역국을 끓인다
중심까지 흔들려 멀미가 날 때
미역국을 끓이고 있으면
가고 없는 어머니가
내 속을 들여다 보고 참견하신다
얘야, 미역국은 오래 참고 달여야 맛이 난다

나와 내 새끼의 명운을 외줄에 꿰어놓고
심심하게 미역국을 달여 한 양푼
내 앞에 밀어 놓던 그분,
김장배추 씻는 손 시린 새벽에
처음으로 심심한 맛에 눈을 떴다

오늘 아침
짜지도 맵지도 않게 끓인 미역국 한 그릇을
그분 앞에 밀어 놓으며
어머니,
이제는 제가 오래 참고 달이는 법을
모두 익혔습니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심심한 세월이 여기 있어요
한 그릇 잡숴 보세요

미역국을 끓이며 중얼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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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님들 ~~ 좋은 시간 보내고 있나요?
좀 쌀쌀해졌지요?
가을이 시작되고
날씨가 쌀쌀해지면
마음도 우울해지고
어떻게 살았나 지난 시간들 생각도 하게 되고
엄마는 어떻게 사셨을까?
엄마 모습이 진하게 떠오르지요?
내 나이 때의 엄마를 생각하면서
난 그때 뭘하고 있었나
내 생각 내 일에 빠져서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사셨는지
지금 생각하면 죄송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세대를 달리하여도 그렇게 또 살게 되는 것~~
지금의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누가 알까? 내가 내 자식이든 누구든 진지하게
나에 대해서 어필하고 말한 적 있었든가
내가 아픈지, 어디가 아픈지, 병원엘 다니는지
사무실에선 어떤 생활을 하는지 ~~
과연 ~~ 누가 알까? 누구에게 말한 적 있던가?

늘 이맘 때 쯤이면 엄마를 생각합니다
엄만 어떻게 그렇게 사셨을까?
이 담에 누군가도
나를 생각하면서
엄만 어떻게 그렇게 사셨을까 라고 생각할건가?

가을이 깊어가고 있어요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이지요
모처럼 오후~~차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봅니다
산다는거에 대하여 ..........

이 시를 읽으며 엄마의 생신일에 미역국 한그릇
끓여 드려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짜지도 맵지도 않게 오래 달인 미역국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