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허영자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묵은 편지의 답장을 쓰고
빚진 이자까지 갚음을 해야 하리

아무리 돌아보아도 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진 못하였으니
이른 아침 마당을 쓸 듯이
아픈 싸리비 자욱을 남겨야 하리

주름이 잡히는 세월의 이마
그 늙은 슬픔 위에
간호사의 소복 같은 흰 눈은 내려라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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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갈 것 같지 않은 날들이 어느새 다 지나가고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이 시간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해 봅니다

올해는 유난히 끝까지 분주하기만 했던 날들이였습니다
그래도 한 해의 끝에서
직원들 다 퇴근시키고
이렇게 조용한 시간이 와서
이렇게 원두막 식구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직원들과 종무식을 하면서
<건배를 안하겠습니다 대신 들었던 잔을 다 내려놓고
우리 모두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수고했다고 말하며
박수를 치겠습니다>

한 해동안 수고했습니다짝짝짝~~~

우리 원두막 식구들과도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수고한 이화와
수고한 원두막 식구들과
수고한 자기 자신을 위하여

한해동안 수고했습니다
짝짝짝 ~~~

마무리 잘 하시고
내일 떠오르는 해와 함께 힘찬 새해 맞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