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원에 노란 배추장다리꽃이 얼마나 장한지...
김장 때 뽑히지않고 살아남은 운명?도 장하지만...
그 추운 엄동설한을 이기고후손을 퍼뜨릴 그 처절한 최선을 다한 그 장대한모습...

씨앗을 받으려고둔거냐는 물음에 양집사는 <꽃이 좋잖아요...>라고 답했다.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건 배추꽃에서 종족보존의사명감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 꽃을 좋아하는 마음도 아름답고...

우리는 장다리꽃을 꺽어다 꽃 비빔밥을 먹었다.
샹이, 미영이, 사미... 우리의의기투합도 장다리꽃만큼이나ㅎㅎㅎ
나는 겉물 돈다고 씻지도 말라고 했건만 미영이는 야무지게 씻어서 물기를 착착뿌려서 썰었다.

집에 와서 와인냉장고 씽크에 그냥 담가두고 보기만 해도 좋았지만...
꽃이 지기 전에 화전을 부치기로 했다.

멥쌀가루를 불려 갈은 다음 마른 찹쌀가루로 농도를 맞추려고 멥쌀을 불리라 하고
하루를 넘겼더니 우리 명자씨 하루넘기니 안 할 줄 알고그냥 밥을 했다나?

별 수없어 다른 방법을...그래서 계란 흰자에 마른찹쌀을 넣어 부쳤더니...오메~~ 잘 되는거...
계란 흰자에 마른찹쌀가루 넣으면 잘 안 풀리니스텐체에 넣고 수저로 닥닥 내려야 한다. 죽염 조금 넣고.
물은 넣지않고알맞은 농도로 (계란이므로 좀 묽어야 함) 수저로 동그랗게 놓고
장다리 꽃을 놓고...익으면 한번만 꽃쪽으로 뒤집어주면 된다.
불은 약하게...기름은 조금만 넣어야 깨끗하게 된다.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는 게 참 이쁜데...시간이 가면서 부푼게 줄고 색도 조금 변하고...
그냥 팬에서 예쁜모습 보면서 먹어야... 사진은 부쳐서 이미 예쁜 모습이 간 뒤에 찍은건데..
이거 보다 훨씬 이쁘다. 나중에는 그냥 꽃을 많이 따다 넣고 해도 좋았다.

이렇게 월동하는 배추꽃은 살기좋은 남녘땅 부안에서나 가능할 일이겠다.
그리고...이리도 아름답게 꽃을 기르는 양집사내외의 고운 마음으로나 가능한 일...

내년 배꽃잔치엔 이화네 배밭에 월동하는 배추장다리꽃으로 화전을 부쳐먹어야지...
생각만으로도 내마음에 노란꽃이 하나 가득 피어난다.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