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을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는 하지 못 합니다.
아마도 그게 먹는 본능 때문 인것 같습니다. 인간의 욕망 가운데 가장 강한것이니까요.

더구나 억지로는 아무리 천금을 준다해도 안하는 성미라서 제풀에 자연스러워야 뭐든 하게되는 데...
이 먹는 거야말로 억지로는 못 하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냥 아무것도 요리 안 한 상태의 음식만 찾게 됩니다.

아무 요리도 안한 상태면 맛이 없을 수도 있는 거고 이걸 억지로 먹는다고 하면 얼마나 고역이겠습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자연그대로...정 안되면 원스텝 정도의 요리로 원푸드 음식이 제일 좋아졌습니다.

거기에 제일 쉬운 것이 각종 과일이나 이런 완두콩 같은 거지요.

작년에는 많은 양의 완두콩을 까서 냉동 해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냉동 하지 않고 그냥 제철에 먹어제낄?겁니다.

완두콩 요리가 다양하지만 녹색을 살리려면 갈아서 수프를 만들어도 좋지요.

그러나 저는 올 핸 아무 요리도 안하고 그냥 쪄서만 먹을 겁니다.
슬로우쿠커나 그냥 찜통에나 맛의 차이는 별로 없는데 찜통이 먹기에 좀 낫더군요.

찐 것을 껍질을 까서 먹는 것보다 송하샘님 방법처럼 그냥 이빨사이에 넣고 죽흝어 먹는 게 최고입니다.

그러면 완두콩 껍질의 엽록소가 죽 훑어지는 데 이 맛이 완두콩 맛보다 낫습니다.
굴비뼈가 더 맛이 있듯이 저는 이 껍질맛이 훨씬 낫네요. 아주 달아요.
그리고 촉촉한 껍질이 콩의 퍽퍽한 맛을 감해줘서 감칠 맛이 납니다.
푹 쪄서 껍질 까지 말고 이렇게 꼭 훑어서 드셔보셔요. 환상입니다.
이거 작년에 송하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건데 안 해 본 분은 보우가족 맞나요?

굴비 손질은 물에 담그면 맛이 빠집니다. 그냥 가위로 지느러미 자르고 (꼬리는 구울때 자릅니다)
비늘 긁은 다음 흐르는 물에 잽싸게 씻어서 면보나 키친티슈에 얼른 물기 훔친 다음

사진처럼 건조대에 집게로 널으면 됩니다. 전용 집게를 준비해두죠.
전 많은 양을 할때는 집게대신 철사를 씁니다. 채반에 널어 말리는 건 그거 후처리에 질색입니다.
꼬리를 위쪽으로해야 내장의 물기가 빠져서 군물이 안 나고 입모양이 예쁩니다.

요새는 하루종도면 꾸득꾸득 마릅니다. 너무 마르면 맛이 없고 덜 마르면 쳐지고요.
될 수 있으면 저녁에 해서 밤새 말립니다. 그래야 음건조가 돼서 좋습니다.
햇빛에 말리면 제 몸에서 기름이 나서 산화되고 낮엔 온도가 밤보다 높으니 별로이죠.
밤에 베란다 문 다 열어서 통풍을 최대한 해야 좋습니다.

사진은 부안 흙농장 굴비 입니다. 작기는 하지만 맛은 환상입니다.
아무리 크고 좋은 영광굴비라해도 소금이 나쁘면 맛이 부드럽지 않습니다.

소금맛 안 나는 굴비 드셔보셨나요? 여기 보우가족들은 흙농장 소금과 동춘씨의 품성은 얼추 아실터이니
좋은 거 드시고 싶으면 흙농장에 연락하세요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