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변화무쌍한 사람이라 나도 종 잡을수 없으니...새로움을 늘 추구하면서도 옛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한 듯 합니다
그런데 잘 분석해 보면 그게 강하게 입력 된 것에 대해서 집착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강하게 입력된 것 중 먹거리에서는 3가지가 있습니다
<집장>, <깻잎장아찌>,<굴비고추장>인데요.

굴비고추장박이는 다행히 전라도음식이라 지금도 대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만 제가 원하는 건 알배기 굴비로 그 알이 곶감처럼 쫀득쫀득해진 그 알을 먹고 싶은건데...좀처럼 먹을 수 없지요.

깻잎장아찌는 여러 솜씨를 먹어 본 것 중에 30여년전 제가 고창에서 학교기사님 집에서 먹은 건데
노란깻잎을 어떻게 삭혔는지 잘 생각이 안나나 색깔이 노르스름한게 아마도 가을에 끝물 깻잎 단풍든 거를
된장에 박았다가 살짝 씻어서 양념(이게 노하우같은데요)으로 다시 바른 것입니다.
들기름과 간장양념의 조화가 얼마나 환상적이었으면 지금도 잊지 못할까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 양념 안한 담백한 맛을 선호하다보니...내가 먹는 음식은 맛없는? 음식으로 하락?했습니다.
내 입맛에는 이게 최고인데...누가 뭐라든지 나 혼자래도 저는 제가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최선을,
아니 사력을 다해 찾아먹는다고 해야 할 것 입니다. 식당도 한번 입에 맞다하면 죽자사자 그집만 갑니다.

염장이나, 초절임이나, 꿀절임이나... 용매제(이말 맞나요?)로 들어가는 염,초,당분이 재료의 맛보다 세서
그 재료의 맛을 변질시킨다던지..넘본다던지 하면 안되는 거지요.
된장을 깨끗이 흝어내고 그냥 먹어도 되지만 어쨋든 염분은 최대한 줄여서 먹어야하는고로
사이사이에 동그란 무말랭이를 무즙에 불려서 깻잎 두서너장 사이마다 넣었더니 일석이조네요.
깻잎도 덜 짜고 무말랭이는 무장아찌처럼되고요. 동그람 무말랭이 잘 말렸다 싶습니다.
무말랭이 무침도 잘은 것보다 이렇게 큰 동그란 무말랭이로 하니까 더 볼품이 있고 맛도 낫더군요.

유기농 마늘쫑 장아지를 선물받았습니다.
식초와 소금에 짜지않게 해 놓은 거라 집에와서 보우고추장에 버무리기만 했는데
고추장 마늘쫑장아찌 처럼 맛이 끝내줍니다. 고추장에 박아서 삭히고 시간이 가야하는 건데
보우고추장은 그걸 완스텝으로 그냥 잡아주는군요. ^ㅎ^
보우고추장이 마늘쫑 장아지에는 환상적인 맛이 되는 게...약간의 산미가 있어선가 봅니다.

우리살림고수는 깻잎을 슬쩍 데쳐서 쌈을 싸 먹습니다. 생깻잎보다 더 낫습니다.
깻잎이 향이 너무 강하니까 이런 방법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슬쩍 데친 깻잎에 된장깻잎 한장씩 얹어 먹으니 이 맛도 환상적입니다.한번 드셔보세요.
나이드시면 생거보다 이렇게 데친 것이 더 좋고 소화도 더 잘 되는 거 같습니다.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