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담근 무말 단무지가 맛은 그만한데...치자가 생각보다 양에 비해 색이 안 나오고
수국차를 넣은 것이 결정적 실수라, 녹색물이 들어서 별로고 수국차 단맛이 발효맛과는 잘 안 맞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걸 보완하나하고 치자 쓰고 남은 거 한줌을 가지고 와서 머리 좀 굴렸지요.
우선 쌀겨에 치자물이 다 배면 그 양을 감당 할수가 없다는 것과 단맛을 어찌내냐를 키포인트로 잡고요.

치자물 알뜰히 100% 우려내기위해 고심 한바 ...한방울이래도 끝까지 우리기로 했습니다.

▶치자물 우리기 (생수에 해야 맛이 더 좋겠지요?)
1-- 우선 치자를 가위로 잘게 써어서 쉽게 찬물에 담가두고 다른 냄비에 물을 80 도 정도 끓입니다.

2.--찬물에 일차 우려진 치자건더기를 망으로 건져 80 도 물에 한 10 분 담가서 우러난 물을 1 에 붓습니다
(끓이면 염액은 더 안나옵니다. 치자는 어떤지 몰라도 다른건 그러니까요.)

3.--다시 2 번 같은 과정을 서너번 하면 치자가 무를대로 물러서 진한 물이 옅어가면 망에 건져서 수저로 꾹꾹 눌러 짜놓습니다.

4.-- 1, 2, 3의 치자물을 다 합합니다. 같은 농도가 되게요. 물양을 조금씩 여러번 우려내야 좋더군요.
치자 한 10 개도 못되는거 가지고 노란물 6 리터 쯤 나온 거 같아요.
세상에 이렇게 염액이 많이 나오는데...이걸 그냥 물에 불려서 쌀겨와 섞었으니...

▶무말 치자 물들이기
1.-- 치자물을 알뜰히 쓰기 위하여 쌀겨에는 치자물이 안들어가고 무말에만 집중 되도록하려면
무말을 물에 씻지 않고 마른채로 치자물에 담가야 합니다. 무말은 깨끗이 말리고 보관했으니 문제 없죠.

2-- 무말을 탈탈 털어 스텐양푼에 담고 치자물을 조르르 부어 자박하게 꼭꼭 눌러 물이 스며들게 합니다.
물이 딱 맞게 하려면 조금씩부어야 허실이 없지요 한번씩 뒤집어 주고 물이 다 스며들때까지 가끔 뒤집어 줍니다.
물이 다 스며 들으니..세상에 놀라운 일이....아주 샛노란 무말이...치자 10 개도 안되는 양인데..놀랐습니다.
먼저 집에서는 이보다 많은 치자를 썼는데...에고...아까운거...

▶ 쌀겨와 버무리기
1-- 쌀겨와 버무리기 전에 단맛을 넣어야 하는데... 설탕은 금기이고 여기는 메이플시럽이 좋은 것이
값도 적당하고 꿀처럼 진한 향이 없어 요리에 좋고 묽기도 적당해서 메이플시럽과 섞었습니다.

2 -- 쌀겨에 3 번 구운 염가 죽염을 섞고 메이플 시럽에 버무린 노란 무말을 버무려 담갔는데 물기가 좀 부족 한 듯한데요.
소주를 붓고 싶은데....여기는 소주가 비싸고 사기 힘들어서 어떻게 하나...하고 일단 냉장고에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물기 봐서 쌀겨가 마른채로 있으면 물이래도 끓여부어야죠.
아 참! 치자물 우리고 건진 건더기도 쌀겨와 꼭 함께 버무리세요. 아까우니까요.

▶주의 할 점
* 치자물이 조금이래도 튀면 아무리 빨아도 안 빠집니다. 옷 , 행주 모두 헌 것 준비하시고
씽크대에 묻어도 금방 물이드니 바로바로 닦으며 해야 합니다.

*좀 찜찜한게... 치자물 우려 합한 것을 한번 끓여서 했어야 하는데...어쩔란가 모르것네요.
그래야 변질이 안되고 더 오래 싱싱 할 거 같은데...소독돼서...

▶남은 물로 잘게 썰어 말린 무말 물들이니 계란 지단대신도 되겠어요..
세상에... 이렇게 노랗게 들 줄은 미쳐 짐작도 못 했습니다.
냉동 해놓고 두고두고 요리에 쓸려구요. 사진 --지퍼백 봉투에 넣은 거요.

▶ 또 얼음용기에 넣고 얼려서 녹두전 부칠때나 다른 요리등에 이용 할려구요
용기에 물이 들까봐 하나는 랩을 넣고 하나는 그냥 햇는데...아무 물도 안들고 오히려 비닐랩 들은게 더 불편하데요. (사진 참조)

처음 접시에 맨 위에 있는 긴 것이 김밥용으로 말린 건데 이걸로 단무지를 했구요 ( 양푼에 많지요?)
아래 잘은 것은 냉동 해놓고 여러가지 요리에 쓰려구 비닐 봉투에 담았습니다.

무말 단무지가 될 줄 알았으면 단무지 용으로 좀 긁게 하는 건데...
그런데 아니라는 생각이... 어차피 썰어먹을건데 마른것 썰기가 힘드니 저게 낫겠네요.

내일은 잘게 썰어진 치자무말로 잡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지단처럼 예쁠 것 같아요.

이렇게 예상했던 이상으로 결과가 나오면 너무나 즐겁습니다. 이맛에 살지요...ㅎㅎㅎ
와~~ 치자 10 개도 못되는거...(이럴 줄 알았으면 세어 볼걸...)위력이 대단 합니다. 정말 놀랐어요.
한번 해보세요.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그래도 보우 복숭아 먹는 기쁨보다는 못하네요... 아~~ 먹고싶어~~~

<고맙습니다>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