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지으신 분이 누구인지... 신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는 없으나...
하여튼 누군가가 있다면... 참으로 탁월한 규칙? 순리? 뭐 하여튼 이 세상이치라고 생각하는게...
입에 감칠 맛이면 몸에 해롭게, 무던하고 물같은 맛은 몸에 이롭게 해 놓았다는 겁니다.
도박이나 음주가무가 재미나겠으나 정신을 썩게 만들고...인격을 높이는 것들은 참기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 거꾸로 해 놓았다면...이세상 인간들 알맹이 쭉정이 가릴 길 없고 이 세상은 진즉 뒤집어졌겠지요.

과자를 만들면서... 시중의 과자 맛을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게,
설탕, 계란, 베이킹파우더, 버터, 화학향신료...등등. 그 수많은 감칠 맛 나는 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인데...

정말 뭐를 선택 할 것 인가?를 인간에게 자유의지로 맡긴 것도 기막힌 장치? 같습니다.
니가 좋아서 간 길..상를 받던...벌을 받던...니가 한일 나는 모른다? ...하는 이 하늘의 뜻이 참 무섭습니다.

맛을 선택 할 것인가? 건강한 몸을 선택 할 것인가?
이미 시대는 감칠맛을 찾아서 고속도로로 진입했고 인터체인지는 지나 버렸고... 종착역은 뻔한 무서운 결과가
눈 앞에 보이나...돌아 갈 수도...빠져 나 갈 수도 없는 고속도로 위에 우리시대는 놓여진 것 같습니다.

어제 계란을 넣고 과자를 만든 것이 내내 찝찝했습니다. 그마저 안 넣자니 너무 딱딱하고요.
그래서 이리저리 궁리를 했지요... 저 뻔한 결과물들을 넣고 맛을 찾을 것인가? 맛을 양보 하고 자연식을 할 것인가?
아예 계란도 안 넣으면 딱딱하다?...그러면 한판 붙어보자...ㅎㅎㅎ
딱딱하다면 부피를 줄여 가늘게...최대한 껍질을 얇게 하자고 결론을 내렸지요.

그런데 오디가 응원?을 해주네요. 그동안 먹던 오디를 다 먹어서 새로 한통을 열었는데...
아하~~ 이게 바로 진공동결건조 한 오디구나... 이게 그냥 바삭바삭 부서지니 빼배로 과자 만드는데 딱인 걸요...
우째 이런 신기한 일이...


보우엿기름을 도로 들고 갈 수도 없고 두자니 생전 안 해먹을 것 같고 식혜 해주자니 좀 귀찮고...
엿기름을 체로 쳐서 껍질을 버리고도 보리기울이 조금 섞인 게...딱 그 과자...이름이 생각 안나네...
음..다이제스트? 통밀가루 씹히는 둥근 과자 맛이 납니다.
엿기름 가루와 밀가루를 동량으로 하고 계란을 안 넣으니 반죽 할 액체가 있어야하므로
생과일을 갈아 넣을까 하다가...당근을 한보따리 사다놓아서(안 사온다고 뭐라했더니) 당근을 갈아서 쓰는데
처음엔 당근 물로만 하다가 건더기가 아까와서 그냥 다 넣었는데...그거나 이거나 별 차이 없네요.

당근만 넣으면 좀 덜 달으니 메이플 시럽을 좀 넣고요. 어제 해 본 거 보다 쉽게 해야죠.
밀대로 밀 것도 없이 새알심 만드는 과정대로 하니 쉽습니다. 가래떡처럼 길게 해서 똑같은크기로 동글게 떼어서
가운데 오디 넣고 동글게 오디새알심 만들면 되니 이거 너무 쉽네요.

긴 스틱은 동글이 두서너개 합쳐서 바닥에 놓고 손으로 꾹꾹 눌러 펴서 오디 한줄로
나란히 박고 김밥처럼 붙여서 둥굴리면 됩니다.

너무 쉽게되니까...엿기름 친 것은 다 쓰고...또 뭐 먹어치울? 가루 없나 찾아보니 은행마죽가루가...
여기에 밀가루 두유가루 당근 간 거 메이플 시럽으로 반죽해서 이젠 동글이, 스틱 보다 더 쉬운 방법...

빼빼로과자로 넘어갑니다.
진공동결건조 오디는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해도 부서지니 쟁반에 그냥 마구 부숴트려 놓고
반죽 한것을 부셔놓은 오디 위에서 그냥 마구마구 둥굴려 섞으면 됩니다.
이걸 조금씩 떼어서 쟁반에서 손바닥으로 가늘게 가늘게 밀면 끝 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걸...
이러면 아무 것도 안 넣어도...이렇게 가늘으면... 딱딱해봤자죠. ㅎㅎㅎ판정승!

6 살 짜리 우리 손녀도 아주 잘 만듭니다. 손으로 길게 길게 늘이는 걸.. 애들은 참 좋아하죠.
새도 만들고...코끼리도 만들고...먼저 만든거 미니오븐에 굴 동안 또 만들고...
빼빼로 만들다 오디섞인 색이 꼭 소나무같습니다. 금방 나무! 하고 생각난게...
케일가루 만죽해서 나뭇잎을 붙여주니...빼빼로 나무가 됐네요...맘 먹고 만들면 노란 꽃, 빨간 꽃도 만들겠습니다.

오늘 우리 손녀 먹을 김치거리 절여 놓고 그 사이에 만드니... 김치, 과자굽기, 손녀보기.. 나의 주특기..<일석삼조>! ㅎㅎㅎ
우리손녀가 좀 컸다고 백김치보다 어른 먹는 매운 김치 달래서 먹고 호호가려서 이번엔 백김치 아닌
안 매운 빨간김치 담갔습니다. 담그는 과정은 똑같은데 고추가루 대신에 빨간 피망을 갈아 넣었고요.(접시사진)

이제는 저 혼자 김밥을 직접 싸 먹는 걸 즐겨서 그럴 때 넣기 쉽게 단무지 굵기로 썰었지요
저 혼자 싸니 김을 4 등분 해서 주니까 무도 그 길이에 맞춰서 썰었고요.
피망은 통배추보다 양배추가 어울려서 양배추을 넣었습니다. 어린이용으로 참 좋습니다. 한번 해보세요.
참 무가 많이 들어 갈 때는 꿀을 좀 넣으면 맛이 훨씬 좋습니다..

옆에 있는 무는 오늘 김치 담그는데 손녀가 무 키운다고해서...
늘 강아지, 닭,토끼, 오리, 고양이, ...뭐든 키운다고 하도 졸라대는데.. 들어 줄 수 없던 차에...
무를 키운다니...이런 !! 칭찬 엄청 해주고 저렇게 예쁘게 담아 주었지요. 싹이 잘 날 거 같습니다.

저렇게 컵에 담아서 식탁위에 두었더니... 수영장 다녀와서 지가 만든 거라고 좋아하며 먹습니다.
지가 만든 새는 엄마 주고..제일 못생긴 뚱뚱한? 스틱은 할머니 주고요 ㅎㅎㅎ

김치 담그시는 날..애기들 보우 밀가루반죽해서 오디하고 쟁반에 담아주고 맘대로 만들어 보라 하세요. 너무 좋아하겠지요?
쑥가루반죽으로 나뭇잎 붙이고...오디가루내서 반죽한 거로 꽃잎 붙이고 귤즙반죽해서 노란꽃만들고요.

어디 보우마당에서 < 보우쿠키 경진대회> 한번 열어 볼까요?...

<고맙습니다>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