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제게 <조강지처>같은 음식입니다.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힘들었을 때 생식, 자연식으로 결론을 내고 노력할 때 즐겨 먹었던 먹거리지요.
시어머님은 의치때문에, 우리 남편은 미식가기질이라 집에서는 현미밥도 할 수가 없는 처지에
그 때 막 초등학교가 급식이 보급되는 때라 집과 직장 그 어느 곳에서도 내마음대로 할 수가 없던 시절에
날고구마는 제 도시락이었습니다.교담을 주로 해서 혼자 과학실이나 빈교실에서 고구마,단호박,생무등으로 먹었는데
고구마를 익혀서 먹으면 여지없이 생목이 오르고 소화가 안 되는데 생고구마를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구요.

그 후로 저는 찐고구마는 산성식품, 생고구마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혼자 구분지었지요.ㅎㅎㅎ
식품을 태워서 그 재의 성분으로 ph 수치로 산성, 알칼리성 식품으로 구분한다는데
제가 소화를 못시키는 건 모두 산성식품들이다는 걸 알고 나혼자 그냥 그렇게 구분합니다.

그 후로 고구마 보다 더 좋은? 많은 유기농 먹거리에 초기보다 많이는 먹지 않지만 늘 조강지처 같은 애잔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송하선생님께서 제 귀가?선물로 보내주신 고구마를 보니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선생님의 배려에 감동도 받고...또 지난날...죽음문턱까지 갔던 힘들었던 그 시절이 고구마와 함께 교훈으로 되살아납니다.

해초미 식당이 자연식, 보우먹거리, 간편,단순한,방법을 지향하기에 요리라고 이름짓기도 뭐하지만
실상 자연식지향이고 아무 요리 않고 먹자는 제 취지에 이율배반적인 모순이 있지요.
하여튼 저는 가능한 한 아무 손대지 않고 먹자는 주의이므로 고구마도 당연히 날고구마 씹어먹는 게 최고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꼬셔야? 하고...문화란 날?거, 야생을 더 효과적으로 손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요리도 문화의 한 장르고... 자연상태에서 더 효과적인 최소한의 방법을 찾아서 해보자는 거지요.
그 다음에 애로가 이름입니다. 제가 하는 건 아무요리책에도 없는 그야말로 보우해초미식당에서나 보는 건데
기존의 음식에서 비슷한 거면 무조건 따다가 붙여야죠. 제가 했다고 해도 기존의 음식에서 출발했을 테니까요.

저는 해초미 식당에 들르시는 분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게 적어도 보우먹거리를 드시는 분들이시면
쨈종류는 사 드시지 말고 보우먹거리로 직접 해드시되 오래 졸이는 방법은 지양했으면 합니다.
그 뜨거운 불에서 오래 졸이는 거 안 해도 보우의 마른 식품, 가루들과 생과일을 갈면 그냥 쨈인데요.

그래서 오늘도 고구마 쨈?을 했습니다.

▶생고구마오디쨈
생고구마와 마른오디와 꿀을 넣고 그냥 갈았습니다. 맛? 확인해보세요. 쥑입니다.(쬬크렛색)

▶찐고구마생과일쨈(베이지색)
찐고구마와 복숭아를 넣고 갈았습니다. 과일당도에 따라 꿀은 추가하던지요.
저는 찐고구마, 복숭아를 일대 일로 갈았는데 꿀 안넣어도 좋습니다.
생과일은 식구들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 할 수 있지요

▶고구마 가나페
날구구마를 동그랗게도, 작은 거는 비스듬히 타원형으로 썰어서 미니오븐이 10분 구니까 딱 좋던데요.

▶생고구마오디쨈, 찐고구마과일쨈을 바른 것이구요. 가운데는 웨하스처럼 덮은 것 인데요... 맨 가에 있는 것은
안 익힌 생고구마 자른 거에 생고구마오디쨈을 넣은 겁니다. 이것도 좋은데요...
마른 오디를 될 수 있으면 많이 먹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합니다.


* 최동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22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