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정읍 소성 깐치내-참깨

밭을 20000평 얻어놓고 알아보니 한쪽 5000평짜리가 깨가 들어간 적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인을 만나 해약을 요구하였으나 계약금 100만원을 돌려주지않아 우리도 비료값을 주지 않자 그쪽에서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 때는 젊은 혈기에 끝까지 재판을 하느라고 그 해를 다 보냈습니다.
한쪽 15000평 류씨네 문중밭에만 깨를 심기로 하고 안산깨를 심고 싻이나자 입고병약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약값을 아끼느라고 한말짜리 약통을 짊어지고 약을 빨리 치기위해 아내가 바께스로 물을 떠 날랐는데 두살짜리 경화를 유씨네 마루에다 앉혀놓고 물을 날르러 가면 애가 악을 쓰고 울어대 유씨네 할아버지가
어쩌면 하루 종일 악을 쓰고 우냐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틀만에 약이 끝나고 깨가 잘 않크는 유씨네 집뒤로 웃비료 한번 뿌려 주고 비가 살짝 한번 뿌리고는 그해 비는 깨를 벨때까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어찌나 가물었는지 절대로 가뭄을 타지 않는 깨도 끝에가서 송아리를 달지 못하고 건너뛰다 다시 다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날은 가물고 머리가 벗어지게 뜨거운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깨도 병도 없이 순탄하게 자라 주었습니다
약도 칠 일도 없고 매일 깨밭에 나가 한바퀴 둘러보는 일밖에 할일이 없었습니다.
이 해 88올림픽이 열리는 해였는데 할일이 없어 테레비나보며 소일했습니다

장마때가되어도 비는 한방울 오지않고 뜨거운 날이 계속되자 깨키가 밭에들어가 손을 들면 손을 넘어갈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깨에 진디물이 생겨 약을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깨키가 커서 온몸에 농약을 뒤집어 써 저녁에 장화를 벗어보니 농약이 철렁철렁 들어 있었습니다
그 날 약이 다 못끝나 다음날 오전까지 약을 뿌렸습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으려 다 머리가 아프고 맥이 풀려 누워서 쉬고 있어도 몸이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 보았으나 맥이 빠지고 힘이 하나도 없어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농약 중독으로 결국은 농사를 포기하고 결국 서울로 돌아오고 말아야 했습니다.
휴우증이 3년이나 가 아무 일도 못하고 3년 세월을 허송하며 1차 귀농에 실패하고 농약,비료없이 농사짓는 방법을 연구하여 보았으나 그 당시에는 연구하는 기관도 없었고 판로는 전혀없어 혼자서 이때부터 유기농 연구를 하기 시작해야했습니다

깨를 털어보니 15000평에서 100가마의 깨가 나왔습니다
깨를 털던 할머니가 보리 백가마도 못보았는데 참깨 백가마를 구경했다며 신기해 했습니다.
300만원으로 3년만에 깨 백가마를 팔아 3000만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우리 수봉이도 국민학교에 입학해야되고 나도 몸이 아파 더 농사를 질 수 없게되자 우리 식구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