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85년 제주도 성산포-참깨

육지에서 밭을 구하지 못해 백근이사장 집에 놀러 갔다 오조리에 간낭밭 6000평을 빌려 참깨를 심기로 했습니다.당시 전에 땅콩 심던 밭에 권여사가 밭을 준다고 해 가보았으나 쑥이 많이나 포기하고 바다와 붙어 있는 김백근 사장밭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후회한 일이 었지만 쑥 피해 도망 갔다가 바닷물에 깨가 전멸하고 말았으니 역시 안 되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는 모양입니다.
비닐을 깔고 바카스병 뚜껑에 구멍을 뚫어 흔들어 심었는데 이상하게 깨는 한포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깨를 심고 밭에 가보니 바람이 불어 비닐을 덮었던 흙이 쓸려가 (회산회토라 바람이 불면 날아감) 비닐이 펄럭이기 시작 했습니다. 매일 밭에 나가 비닐 덮는 게 일이 었습니다
깨는 물과 상극인데 비와 바람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를 한번 망하고도 모자라 또 들어 갔으니 공짜밭 좋아하다 망하는 걸 그때 돈 2년 700만원을 주고 배워야 했습니다.
풍년깨를 심었는데 육지 종자는 제주도에 맞지 않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신제주쪽에 육지 사람이 우리종자로 한라산 중산간지대에 제주사람 한테 만평을 빌려 깨를 심었습니다.밭도 반반하니 한라산중턱에 이런밭이 있는게 신기 하기만 했습니다.
깨를 솎아 주고 어느날 농약을 치다 누워 쉬고 있는데 쿵쿵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소린가 한참을 생각하다 나중에야 파도가 밭에 부딪치는 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돌담이 없었다면 깨는 어려서 짠물에 다 죽었을 것입니다.
바람은 끊임없이 불어대 사람 혼을 빼는것 같았습니다.정말 제주도에서 여름에 견딜 수 있는는 작물은 고구마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깨가 어느정도 자란 8월 어느 날,2년전 그 폭우가 또 쏟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아침부터 비오는게 심상치 않아 물 채이는데가 없나하고 괭이 하나를 매고
밭으로 가봤습니다.마치 바께스로 퍼붓듯이 엄청난 비가 퍼붓고 있었습니다.
내 생전에 그렇게 엄청난 비는 처음 보았습니다.
제주도 밭은 물을 소방차가 물을 뿌려도 흐르는 법이 없는데 그 엄청난 비에
물이 밭에 고이며 흐르기 시작 했습니다.
깨밭이 잠기기 시작하자 나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담을 헐고 물을 빼기 시작 했습니다.
3000평짜리 밭 2개 돌담을 미친듯이 허물고 다니다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했습니다.기상대에서 성산포에 이틀에 1000미리가 왔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