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우리 아빠.
Good Morning~ 깜짝 놀랐죠?
이 딸래미의 깜짝편지 어떠신가요? 상쾌한 아침을 맞게 해주는 산소 같은가? 호호호...
내가 너무 바빠서 도대체가 밤이나 주말이 아니고서는 얘기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구먼요...
그래도 이렇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인데, 난 오늘도 12시나 되어야
집에 들어갈 것 같고 해서 이렇게 아침에 편지로 만나네요.
뭐 결혼기념일 정도는 딸이 챙겨주지 않아도 아빠가 센스있게 준비해서 엄마와 좋은시간 보내리라 믿고...
엄마 아빠가 결혼해서 내가 이 세상에 엄마와 아빠의 훌륭한(?) 딸 되게 해 주셔서 고맙구...행복하구...
아빠가 알런지는 모르겠는데 요즘 아빠 딸이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졌답니다. 혼자 생각하고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그런데 그 내용이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요. 그냥 수능이 이제 내 차례라고 여기 저기서 쪼아대니깐 그런 생각도 좀 하고,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아무래도 머리가 더 크려는건가?
그런거였으면 좋겠다.

( 중 략)

난 아빠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간데 항상 아빠편이고, 아빠를 제일로 사랑하는거 알죠?(너무 솔직했나?)
지금은 밤이라서 이성보다는 감성에 충실하다보니 이런 말도 서슴없이 적어 내려가는데, 아마 내일 아침에 내가 이 편지를
먼저 읽는다면너무 쑥스러울 것 같아요.
맨날 맨날 힘들다고 옛날보다 더 어리광 부리고, 아빠 밤에 늦게 마중나오게 하고, 밤에 잠도 못자게 하는 딸이지만,
1년후에 (딱 1년 남았네>..) 꼭 목표를 이루는 모습 보여 줄테니, 저만 믿으세요 ^.^ 그럼 오늘도 즐겁고 힘찬 하루!
2005년 10월 31일 밤 -딸 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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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우리 딸이 다음날 아침에 학교 가면서 저의 아빠 차창 유리에 꽂아 놓고 갔던 모양이예요.
어쩐지 그 밤에 와서는 아빠차를 어디에 주차해 놓았느냐고 묻더라구요.
\'잘 모르겠는데 지하주차장에 있던가?\' 라는 정도로 대답하면서 \"왜?\" 하고 물었더니 \"그냥 차가 안보이는것 같아서요\"
하고 얼버무리더니 다 생각이 있어서 물었던가봐요.
아이가 똑똑하지는 않지만속 썩이지 않고 성실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쁜 딸이 대견스러워 아침부터 딸자랑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