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명상 프로그램에 참석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저 분은 득도 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머리 정수리 부분이 부처님 처럼 불룩 솟아있고몸은 깡마르고 눈은 형형 한데...

하루종일 별 말 없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쩌다가 코드 맞는 사람들인지...명상 수준이 높은 사람들인지를 만나면
열변?을 토 할 때도 있는데...하여튼 종일 아무 것도 안 했습니다.
아니 명상으로 하루를 다 지냈습니다....

하여튼 내 눈엔..그래서 득도를 해서...일상인의 위치를 벗어나면..
뭘 어쩌자는것인가?... 결혼도 않고 산 속을 방랑하며 구름처럼 자유로우면...
구름처럼 그냥 흩어질 것인가?...

뭔가 생산해내지 않는 것... 내 힘으로 내 먹을 것 벌지 않고 만들지 않는 것...
그것은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서 동물성의 욕심을 빼버리려 노력하지만... 거기에서 아주 발을 빼려는 것은
한계치 너머까지 욕심을 내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내 생활터전을 지킵니다...

바느질로...홀로 운전하며...걸으며...음식을 만들며...

오늘도 콩나물을 다듬습니다. 여름이라 콩나물이 상해서 처지는데...
한판 승부?를 벌였습니다... 깍지를 모두 깠습니다.

안 까줘도 잘 자라는 상근기를 타고난 콩나물...
껍질을 제 힘으로 못까서 늦게 늦게 겨우 싹이 트는 하근기 콩나물...

아예 포기하고 껍질 속에서 썩어서...주변을 몽땅 썩게 만드는 퇴폐콩나물...

껍질을 까줍니다... 제 힘으로 아주 잘 자라는 저 튼실한 콩나물을 보며...
제 주변을 몽땅 썩게 하는 퇴폐 콩나물... 이 놈도 썩기 전 껍질을 까주었으면
안 썩었을 텐데... 껍질을 깔 아무 인연을 맺지 못한 저 불쌍한 콩나물...

내 마음에서 아직 껍질을 벗지 못하고...썩어가는 것은 없는지...
썩은 콩나물 냄새가 밴 손을 씻으며... 씻을 물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모든 것들에게 <고맙습니다> 인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