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이라는 단어 중 < thrift > 가 제일 강한가 본데....

밴쿠버에는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트리훝 스토어>가 몇군데 보이더군요.
가장 가까운 트리후트 스토어에 가보니 참말로 뒤로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그 넓은 매장에 기가 질립니다. 사진에 나온 건 한 5분의 1 정도인데요.
캐나다는 땅덩이가 넓어서 다운타운만 벗어나면 모두 일층으로 하여튼 무지무지 넓고요.
거기다 월마트, 코스코, 까루프 같은 곳과 백화점주차장은 그냥 야구장만합니다...

이곳은 한국의 아른다운 가게와 같은 운영방식인데 아마도 아름다운 가게가
이 구세군에서 하는 이 스토어를 벤치마킹 할 걸 테지요.
거의 매일 물건이 무상으로 들어오고 자원봉사자가 매장보다 더 넓은 작업장에서
구분분류하여 진열하고 그러는데 가격은 생각보다 싸지는 않더군요.

의류는 5천원에서 만원정도 그릇은 천원짜리부터 있고요.
재봉틀이나 가전제품 큰 가구는 십만원이 넘는데...

제가 놀란 건 그 광범위한 품목입니다. 하여튼 사람들이 쓰는 것은 무조건이더군요.
쓰다만 수첩부터 심하게 말하면 한뼘정도밖에 안 남은 제봉실, 털실까지...
더 놀라운 건 한짝 밖에 없는 신발들도 모두 진열 해놓았는데..
한짝 잃은 사람 찾아 신으라는 건지... 궁금해서 언제 우리딸보고 물어보라 할 참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그릇종류를 열심히 보지요...재작년 겨울에도 여기서 좋은 화병을 구했지요.
주로 크리스탈이나 도자기 화병이나 그런 것을 주로 보고...뜨개바늘도 삿었고요.

크리스탈 잔 같은 것을 열심히 뒤져서 짝을 다 찾아 셋트를 맞춘 기쁨은 수석찾기쯤 될겁니다.
이번에 그렇게 크리스탈 와인잔과 양초꽂이를 골랐는데...
우리 딸이 가지 말라는데 사왔다고 시큰둥 한 걸...
세제로 깨끗이 닦아서 불빛에 놓으니,우와~~ 다이아몬드처럼 부서지는 찬란한 빛...
저도 놀라더라고요..그봐라 닦으면 이렇게 빛나는 거란다 ..뭐든지...
잔소리 한판 하고 크리스탈 이란거 증명하려고 잔끼라 부딪치니...
채에에엥~~~하고 투명한 그 종소리...

그런데 재미잇는 건 제가 근무했었던 초등학교 스카우트 배낭이 나와있어서...
참 세계는 넓고도 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도 아름다운 가게가 서울에 하나만 잇을 게 아니라 동네마다 생겨서
아나바다 운동이 아름답게 생활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 간절합니다.

이런 매장이나...코스트 같은 대형매장이나 너무나 물건이 넘쳐나서...
< 생산이 죄악이다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마구마구 생산 해내는 이 산더미 같은 물건들...
서울에 할인매장에 쏟아져 나오는 안팔리는 옷들... 참 문제입니다.

사진 중 위는 구세군 트리후트 스토어 매장이고 아래 하얀 도기 화병은
이곳에서 5 불(4500원)에 구입하여 마블퀸 이라는 흰점박이 스칸다비스를
사다가 흙 털어내고 물에 꽂아서 우리 딸 방 벽난로 위에 놓은 겁니다.
스칸다비스는 물기르기를 하면 참 편하고 좋습니다. 잘 자라고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