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에서 12키로 정도 떨어진곳에 사라나트가 있다.
바라나시까지 왔으니 부처님께서 무상정각을 얻으신후 최초로 설법하신
녹야원에는 아니 가볼수 없는 일이다.
하루동안 릭샤를 대절하기로 하고 아침먹은후 바로 녹야원으로 출발을 하였다.
바라나시가 갠지스강 때문에 벅적거리고 시끄러운 반면에
녹야원으로 가는길은 조용하고 한산했다.
한시간여 정도 오토릭샤로 달린것 같았는데 다 왔는지
여기저기 상점들이 눈에 띄인다.
입구에 있는 상점에서는 우리나라 절앞에서 염주나 108배 목걸이를 파는것처럼
여러가지 목걸이와 반지등 장신구들을 늘어놓고 팔고 있었다.
나무로 만든것 같은 목걸이가 괜찮은것 같았는데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나왔다.

녹야원 근방에는 한국절을 포함하여 일본절, 중국절등 세계 각국의 절들을
모두 집합시켜 놓은것 처럼 많은 절들이 있었다.
한국절에 들어가니 한국 비구니 스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우리도 한국스님을 이국땅에서 보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그다음은 중국절. 그런데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단다.
신발을 잃어버릴지도 몰라서 망설이다가
그냥 믿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깔아놓았는지 맨들맨들 감촉이 좋았다.
우리나라 절처럼 대웅전이 화려하지도 않았고
아주 소박했다. 절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반 가정집 같았다.
뒤뜰의 사람키보다 훨씬 큰 이름모를 꽃나무와 풀들이 인상적이었다.

절을 구경하고 나올때는 절입구에 앉아서 손을 내밀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박시시를 해야 한단다.
마침 동전이 있길래 하나씩 주고, 신발 보관료도 따로 내야 한다기에 따로 주었다.

다음엔 힌두교절에 갔는데, 무척 화려하고 여기저기 붙어 있는게
뭐가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힌두교는 창조의 신인 브라만과 유지의 신 비슈누와 파괴의 신쉬바를 숭상하는데
법당안에 종으로 매달아 놓은 뒤쪽에 쉬바신을 모셔 놓은듯 했다.
사진속의 절이 힌두절이며 이름모를 잘생긴 남자가 우리와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절들을 순례하고 나서 녹야원으로 갔다.
녹야원 입구에는 마을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바람을 쏘이고 있었다.
드넓은 푸른 평지에 높다랗게 솟아있는 녹야원은
계단을 따라 한참 올라 가야 한다.
이곳이 2,500년전 석존이 최초로 설법을 한곳이라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라는 싯구가 생각났다.
우리가 녹야원 꼭대기에 가고 싶다고 하니까
그중 한분이 문지기 아저씨였는 모양이다.
문이 잠겨 있으니, 자신이 열어주겠다고 따라 오란다.

문지기 아저씨를 따라 올라가니 꼬불 꼬불 계단을 지나
쇠창살 자물쇠를 열고, 다시 또 꼬불 꼬불 올라가
꼭대기에 도착했다.
녹야원 인근의 절들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부처님 생존시에는 그저 평범한 들판이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세존이 열반하시고 제자들이 이곳을 순례지로 만들면서
하나둘 절이 들어서고 상점이 들어서게 되었을것이다.

사실 이곳은 크게 볼것은 없었다.
그저 부처님이 보리수 나무 밑에서 6년간 고행을 하시다가
반짝이는 샛별을 보고는 무상정각을 얻으셨기에
그 보리수 나뭇잎 한조각이라도 주어 갈수 있다면 영광일 뿐이다.
녹야원 입구에서 놀고 계시던 마을아주머니들이 우리를 무척 반가와 했다.
정자나무 아래에 편편한 바위가 있었고
우리도 그들틈에 끼여서 함께 쉬었다 가기로 했다.
비록 영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무척 따뜻한 사람들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숙소에 다 와가니, 릭샤꾼 아저씨가 우리들 목에 매달린 볼펜을 탐내한다.
한자루 주니까 자기네 가족은 4명이므로 4개를 달란다.
4개를 주면서도 소박한 인도인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요구하는 인도의 릭샤꾼 아저씨들..
하기는 거지도 당당한 나라이므로 이상할 것도 없었다.

세계 각국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인도인들이 상술만 늘어나고, 바가지요금과 사기들만 판을 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어느나라에나 있는 현상이겠지만
인도가 특히 더한것 같았다.
특히 바라나시가 속한 UP주는 총기가 허용된 곳이어서
외국여행객중 여성들에게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순식간에 몽땅 털리고 그냥 죽여도 모르는 곳이라고 한다.
나무아미타불...
그런 불상사를 만나지 않게 되기를!
그저 하늘에 맡기고 우리는 열심히 다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