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여행 도중 단체사진을 한장 찍었다.
다들 얼굴 탈까봐 수건으로 모자로 선글라스로 가렸으니 얼굴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맨앞줄 왼쪽이 마마보이,미덕이,나,고영욱닮은 대학생)


우리가 타고온 비행기는 네팔비행기로
올때는 뭄바이까지 직행이었지만
갈때는 네팔의 카투만두를 거쳐서 태국의 방콕을 거쳐서 가야한다.
항공료가 1인당 800,000원으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보다는
저렴하기에 불편하더라도 네팔비행기를 이용한것이다.
이보다 더 싼것은 JAL 비행기로 일본 오사카에서 stop over
하고 가는 코스가 있고 상하이나 홍콩에 stop over 하는것이 있는데
우리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무리가 안가도록 적당한 비행기로 골랐다.

쑤닐이 돌아가는 날짜를 물어보기에
아직 예약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비행기표를 보여달라고 한다.
처음에 \'인도로 가는길\'에서 티켓팅 할때
돌아가는 날짜를 open 으로 했기에 1년안에만 돌아오면 유효한 티켓이다.
항공권을 본 쑤닐이 파하르간즈 가까운곳에
네팔 항공사가 있으니 그곳에가서 돌아가는 날짜를 확정받는게
좋다고 조언을 해준다.
뉴델리가 아닌곳에서는 네팔 항공사가 잘 없다고 한다.

처음에 미덕이와 인도여행 계획을 짤때는 5개월간
이 넓은땅을 구석구석 다니며, 북인도와 남인도 모두 가볼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한여름의 무지막지한 더위에 지치고 힘드니까
그렇게 오랜기간 여행하는것이 무리라는 생각으로 모아졌고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카투만두로 넘어가면
대충 한달정도 소요가 될것이니,
그렇게 계획을 바꾸자는 쪽으로 합의를 보았다.

쑤닐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여
우리는 그날로 네팔항공사를 찾아나섰다.
릭샤를 타고 쑤닐이 가르켜 준대로 가니 금방 찾을수 있었다.
항공사에 들어서니 눈이 왕방울만한 이쁜 인도여인이 우리를 맞이한다.
내가 항공권을 보여주며 예약을 하고싶다고 하니까
한참을 컴퓨터로 이리저리 보더니
이것은 이곳에서 처리가 않되고 직접 아시아나 항공사로 가서
날짜를 확정받아야 한단다.
그런데 눈이 큰 인도여인은 정확한 영어를 구사했다.

사실 인도인들의 영어는 콩글리쉬가 대부분이다.
대화도 그냥 단어의 나열일뿐, 영어를 주먹구구식으로 하는데 반해
항공사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문법이며, 어투가 상당한 실력이었다.
내가 잘 못알아 들으니까, 천천히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해준다.
게다가 아시아나 항공사에 가는 길까지 친절히 그려서 안내해준다.
무척 고마웠다.

한낮의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에
아시아나 항공사를 찾아서 헤매야만 했다.
미덕이와 내가 이렇게 해매는동안, 마마보이는 편하게 숙소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쏘이며 앉아있을것이다.
그는 아마 한국에 돌아와 인도여행을 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을것 같았다.
아무런 고생도 없이, 덤으로 묻어 다니기만 했으니.

아시아나는 쉽게 나타나주질 않았다.
지나가는 인도인들을 붙잡고 묻기를 수십차례
그들에게도 아시아나항공사는 생소하기만 한가보다.
지쳐서 기운이 빠져갈 무렵, 드디어 아시아나 항공사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직원은 역시 눈이 부리부리하게 큰 인도 여인들이다.
카투만두에서 23일날 출발 하는것으로 하고
방콕에서 24일 출발하는것으로 날짜을 확정지었다.

비행기까지 예약해놓으니 기분이 가뿐해졌다.
날이 더우니 과일만 자꾸 눈에 들어온다.
오면서 시장에 들르니 수박이 보였다.
수박 한통하고 망고를 사들고 숙소에 돌아왔다.
그런데 수박맛이 영 맹탕이다.
사실 수박뿐만이 아니라 인도의 과일은 망고를 빼고는
별로 맛있는걸 모르겠다.
사과는 보기만 빨갛고 이쁘지
먹으면 푸석거리고 달지도 않았다.
자두도 시장에서 보이길래 샀는데, 시기만 하고
한국의 자두 쫓아 오려면 한참 멀었다.
역시 사계절 뚜렷한 한국의 과일은 세계 으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이 너무 맛이없어서 차라리 물을 마시는게 나을것 같았다.
이걸 어떻할까 하다가, 인도인에게는 이것도 맛있는 수박 아니겠냐
싶어서 프론트에 앉아있는 지배인인지 종업원인지 젊은 총각에게
선심을 썼다.
수박을 갖다주니 너무나 좋아한다.

더운 나라여서 그런지 인도인들은 단것을 좋아한다.
sweet 이라는 이 음식은 쌀가루를 우유에 버무려 만드는데
어찌나 설탕을 많이 넣었는지
설탕덩어리를 뭉쳐놓은 느낌이었다.
시장을 지나가다가 우유빛 나는 커다란 깡통같이 생긴
이 음식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주인이 조금 먹어보라고 떼어준다.
very sweet! 이라며 우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니, 마구 웃는다.

제과점 같은 곳에서 작은 케잌조각과 빵을 샀는데 달고 맛있었다.
인도는 또한 아이스크림도 다양하게 많이 있었다.
가격이 비싼것이 흠인데, 이 비싼 아이스크림을 우리는 덥다는 핑계로
뉴델리에서 거의 매일 사먹었다.

시장안에서 파는 대부분의 음식들이 기름에 튀겨낸것이 많았다.
기름기를 좋아하질 않아서 잘 먹진 않았지만
더운 나라이면서도 이렇게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배가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인도의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배가 많이 나왔으며
여자들 또한 날씬한 여자를 볼수가 없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뚱뚱했는데,
걸을때 보면 항아리가 걸어가는것 같았다.
나중에 만나게된 \'람바\'라는 인도 남자에게 얘기를 들으니
인도에선 남자들이 빨래하고 청소하고 부엌일을 한단다.
그럼 여자는 뭐하냐고 하니까 아기 낳고 아기만 본다나??

인도여자들에 비해 우리는 무척 날씬한 여자가 되었고
40이 다되어 가는 나이인데도
22살로 보인다고 한다.
아니라고 65년생이라고 해도 믿지를 않았다.
졸지에 22살 꽃띠가 되어 인도를 다니게 되었다.

인도는 의외로 여성상위가 보편화되었으며
기차표 살때 여자는 줄을 서지 않고, 당당하게 새치기 해도
괞찮은 나라라고 한다.
영화관에서 표살때도 마찬가지.
외국여성에게도 적용이 되므로 당당하게 새치기 하라고 한다.
다른건 몰라도 first lady 제도는 아주 잘되있어서
여행하기에 여러모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