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는 최고의 번화가인 만큼 환전은행도 많고 사설 환전소도 많다.
돈도 떨어졌고 시세가 좋은 환전소에 가서 환전을 하기로 했다.
파하르간즈 시장내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써있길래 들어갔다.
일단 100달러 환전하기로 하고 창구앞에서 기다렸다.

인도에서 환전하기는 많은 주의를 요한다.
인도돈은 가운데 구멍이 나있거나 찢어진 부분이 5미리정도만 되어도
상가에서 받지를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도돈은 찢어졌거나 불에탄 흔적이 있는돈이
많은편이다.
따라서 환전할때 그앞에서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손해보기 마련이다.

인도에서 100루피짜리는 잘 쓰이질 않으므로
주로 10루피짜리로 많이 바꾸는 편이다.
시세가 1:47 이므로 4,700루피를 받았다.
창구직원이 보는앞에서 일일이 구멍난돈, 불에 탄돈,
찢어진돈을 골라내었다.
change..please!
창구 직원은 \"no problem!\"이라며 안바꿔 주려고 손을 내젓는다.
나는 \"problem\"!!!!\" 이라고 더 큰소리 치며
안바꿔 주려면 달러를 도로 달라고 인상을 북북 썼다.
그제서야 안찢어진 루피를 내어준다.
나쁜 인도넘들!
외국여행객을 상대로 치사하게 사기를 치다니…
환전을 할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었다.

뉴델리 근방에 코넛 플레이스라고 하여 한국의 한일은행도
진출해 있었고 대한항공 사무소도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 사무소도 있어서 티켓팅 날짜를 이곳에서 받을수 있었다.
돈만 있으면 한국의 비빔밥도 먹을수 있는 곳이었다.

아이쇼핑을 하다보니, 인도는 쥬얼리가 특히 많이 눈에 띄었다.
인도여인들은 귀걸이는 물론 코걸이도 유행이었고,
팔찌는 누구나가 하고 있었다.
미덕이가 인도여인처럼 귀걸이를 하고 싶어하길래
보석가게에 들어가 귀를 뚫고 은으로 된 링귀걸이를 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날이 무더워서 그런지 귀에 자꾸 염증이 생겼고
인도여행 내내 소독약을 뿌려가며 지내야만 했다.

어느 지방에서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인도여인들처럼 눈과 눈사이에 장식용으로 빨간색이 나는 타원형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적이 있었다.
그거 하나 붙였다고,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인도여인이 된것처럼 기분이 즐거웠었다.

쇼핑을하고 저녁에 돌아오니, 쑤닐이 위스키와 치즈같이 생긴
안주를 사들고 들어왔다.
이름모를 이 치즈맛도 나고 두부맛도 나는 음식은
인도의 음식중 맛있는 음식중의 하나였다.
쑤닐은 미덕이에게 호감이 많았는데
자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직업이 그래서 그렇지
나쁜 인간은 아닌것 같았다.

쑤닐은 자기가 본 여자들중에 미덕이가 제일 이쁘다면서
여자친구로 삼고 싶어했다.
그런데 인도남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이 외국여자 특히
동양여자들이 성이 아주 개방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들이 원하기만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관계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짧은 영어실력으로 한국의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걸
설명하였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것 같았다.
쑤닐은 우리에게 바가지 씌운것이 미안해서인지
나중엔 우리에게 호의적으로 잘대해 주었다.
(뉴델리 떠나는날 새벽 6시인가? 쑤닐이 작별인사를 하러
왔는데, 마치 오라비가 누이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한다)

뉴델리에서 있는것이 적응이 되어갈 무렵에
쑤닐 사무실에서 만난 얼굴이 시커멓고 인상이 선해 보이는
남자가 인사를 한다.
쑤닐이 자신의 친구라며 인사를 시켰고, 그런가부다 했는데
다음날 오후에 록키가 찾아왔다.
자신이 맛사지 전문가 라면서 맛사지를 해주겠단다.
우리는 극구 사양했는데, 자신의 와이프가 태국여자라면서
태국에서 배워온 솜씨이니 한번 받아보라고 자꾸 권한다.

나쁜사람 같지는 않아보여서, 내가 대표로 맛사지 받기로 했다.
미덕이가 옆에서 지켜 보고 있기로 하고
침대위에 누워서 맛사지를 받았는데
내가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런가 시원한걸 잘 모르겠다.
나중에 미덕이 말을 들으니 록키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것 같다고 했다.

다음날이 되니 록키가 위스키 한병을 들고 또 찾아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인도인들이 여자에게 접근할때
술을 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술이라고는 밀밭에만 가도 취한는지라
나는 잔만 받아놓고 록키가 거의 다 마셨다.
그날밤에 록키에게 걸려온 전화
\"Do you want me?\"
나는 화들짝 놀라 \"No, No, No...…..\"
영어 발음이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