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행선지는 다시 조드뿌르를 나와서 자이뿌르로 가야하지만
낙타여행 내내 어찌나 힘들고 지쳤던지,
그냥 인도의 최고 번화가인 뉴델리로 직행 하기로 했다.
자이뿌르는 자연공원이 있어 코끼리를 타기로 했는데 포기해야만 했다.

버스를 타기위해 시내로 나온 우리들은,
근처 가까운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렸다.
밤이지만 찌는듯한 더위는 조금도 가시질 않았고,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버스가 출발을 했고, 너무 덥고 힘이들어서 그런지 잠도 오지 않는다.
밤새 달린 버스는 새벽녘이 되자, 조드뿌르에 도착했고
다시 자이뿌르에 도착했을때는 한낮의 태양이 높이 솟아있을때였다.
우리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고급버스로 뉴델리로 가기로 했고
대학생들은 그냥 일반버스로 간다고 하여, 이곳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에어컨 나오는 버스에 오르니, 살것 같았다.
계속되는 무더위가 얼마나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했던지
내가 여기에 뭐하러 왔나 하는 회의까지 들게 했다.
여기저기 불빛이 하나 둘씩 켜지는 저녁이 되자, 뉴델리에 도착했다.
파하르간즈 근방에 숙소가 많으니, 가격이 적당한 곳에 배낭을 풀었다.
그런데 이 숙소도 물이 제대로 나오질 않았고
물때문에 쥔장을 찾아가 못살게 굴어서 간신히 샤워를 할 수가 있었다.

다음날 우리는 북인도로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기차편을 알아보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다.
인도기차는 대부분 당일표는 없으면 거의 예매를 해야만 탈수가 있다.
예매소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May I help you? 하면 비쩍마른 인도인이 다가온다.
기차표 예매하려고 한다고 하니까,
자신이 예매소를 안다며 데려다 주겠단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우리는 친절한 인도인을 따라 예매소 라고 하는데를 갔는데…
기차역앞의 2층짜리 건물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 팔자수염을 한 눈이 부리부리한 남자가 탁자 위에 앉아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행사 비슷한 곳인데,
이곳으로 외국 배낭객들을 유인하여 기차표도 예매해주고 돈받고
또 숙소도 알선하고 돈받는 곳이었다.

이 팔자수염난 인도인이 쑤닐\'이었고
우리에게 바가지를 쒸운 장본인 이었다.
(나중에 인도여행을 다시할 기회가 온다면 뉴델리의 쑤닐을 꼭
만나볼 생각이다)

내가 눈치가 빨랐다면, 그냥 그곳을 나왔어야 했는데
어리버리 하는 바람에 당한것같다.
어쨌든 이 쑤닐 때문에 뉴델리에 일주일을 머물렀고
결국 북인도쪽으로 가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하고
그냥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네팔의 카두만두로 넘어 가기로 했다.

이 쑤닐은 40대 초반쯤 되보였는데, 미덕이에게 반해서
뉴델리에 있는내내, 위스키와 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우리 숙소를 찾아왔다.
숙소도 자기 형인지 동생인지가 경영하는 호텔을 소개해 주었는데
에어컨도 잘나오고, VIP가 쓰는 방인지 아주 잘꾸며진 방으로 내주었다.

이곳에서 쉬면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풀고 가기로하고
다음날 근처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나 샌드위치를 먹고
시장을 다니며 망고나 바나나등의 과일을 사먹으며
느긋하게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낙타여행을 함께 했던 26세의 안경낀 남자를
시장안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이 시장안에 김치와 수제비 파는 곳이 있다며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를 했다.
김치 수제비를 한그릇씩 시켜서 먹어 보았다.
인도인이 담근 김치는 김치라기보다 배추랑 무랑 고추가루를
그냥 비벼 놓은것 같았다.
그래도 인도땅에서 김치라니..

안경낀 남자는 다시 한국배낭족들의 소식을 들려준다.
뉴델리 한 숙소에서 한국여성 배낭객이 복대에 찬 돈을 몽땅 도둑 맞았다고 한다.
범인은 아마도 숙소주인이거나 숙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인도 경찰에 신고했으나, 가재는 게편이라고 수사도 하지않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 숙소 이름을 잊어버렸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그 도둑놈 숙소를
인터넷에 올리자고 함께 약속을 했었다.

인도에 pc방이 의외로 많이 있으며
가격은 한시간에 10루삐 정도로 아주 싼편이다.
피씨방에서 한국으로 메일을 보내기도 했는데
한글자판을 외운 사람이라야 가능하다.

뉴델리가 인도 최고의 번화가 이지만
어찌나 정전이 잦은지, 한밤중에도 대여섯번씩 전기가 나간다.
인도의 전력은 턱없이 부족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