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하면 망고가 생각날 정도로 망고는 아주 대표적인 인도의 과일이다.
어찌나 달콤한지 설탕에 절였다 나온것 같다.
먹을게 마땅치 않을때는 망고로 배를 채우기 일쑤였는데
그만큼 맛나고 값도 싸기 때문이다.
20루삐(600원)면 봉지로 하나 가득주기에 한끼로 충분하다.

또한 서민들의 식사는 밀가루를 피자처럼 얇게 반죽해서
화덕에 구워낸 \'차파티\'라는 음식을 \'커리\'나 \'달\'에 찍어서
먹는게 일반적인데,이름하여 \'탈리\'라고 한다.
이 탈리 정식을 가장 맛있게 먹은곳이 타즈마할이 있는
아그라시내의 한 음식점이었다.
지금도 너무 먹고싶은 생각이 간절할정도로 기가막힌 맛이었다.
보통 싼곳은 20루피정도하고 40루피면 아주 잘나온다.
우리돈으로 1,000원 정도 되는 돈이니 먹는것은 실컷
마음대로 먹으며 돌아다녔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이곳의 유원지를 둘러보고자 여장을 갖추고
대꼬챙이 쥔장에게 보고를 했다.
대꼬챙이 쥔장이 이곳 유원지를 모두 둘러볼수 있는 릭샤꾼을 소개해
주겠단다. 하루종일 대여하고 100루삐.
쥔장이 우릴 속이겠냐 싶어 오케이 했드니만
유원지들이 모두 가까이에 있어 걸어갈수 있는 거리였고
너무 비싼값에 바가지를 씌였다. 어째 인도넘들은 하나같이 똑같담…

이곳에 제일 유명한 시티팰리스 궁전부터 가기로한다.
궁전이니 왕이 살았겠구나..하는것밖에 기억이 안난다.
무엇보다 궁전안을 관람하는동안, 11살짜리 딸과 함께 여행하는
40세의 한국인 여자가 인상적이었다.
궁전안이 너무나 시원해서 미덕이와 함께 가부좌를 틀고
복식호흡을 하며 폼좀 잡을라 있는데, 한국말소리가 들려온다.
같은 한국인이라 반가워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석달째 여행하고 있단다. 이렇게 어린딸과 단둘이
이 험한 곳을 여행하는 여자가 마치 전사처럼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자는 혼자 많이 다니는걸 보는데,
남자는 그렇지가 않은것이
의외로 남자는 강도를 만날까, 봉변을 당할까 두려움이 많은편이고
그래서 절대로, 결코 홀로 해외여행을 질 다니질 않는다한다.
그러니 얼마나 한국여성이 강한지를 엿볼수 있었다.
\"강한자여…그대 이름은 여자일지니...\"
나는 그 여자를 보면서 한국여성임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그곳을 나와 작디쉬 사원과 네루공원,등을 릭샤타고 돌아다녔다.
지금 생각나는건 중간중간 노점상에서 사먹던 코코아의 밍밍한 맛과
튀김 비슷한것을 맛있다고 한도 끝도 없이 먹고 앉아 있었던것.
돈아낀다고 입장료 비싼 박물관은 문턱에만 가보고 그냥 나오곤 했다.

중간에 릭샤꾼이 돈받는 조건으로 관광객들을 데려다 주는 모양이다.
안사도 좋으니 구경만 하라며 옷도 팔고 포목도 파는 큰가게앞에
내려줬다.
그래…. 구경만 하자면서 들어섰는데 푼자비 드레스가 다양하게
걸려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어차피 인도에 오면 서민들의 옷이라는 푼자비를 한벌씩
장만하기로 한터라 맘에 드는 푼자비를 두고 흥정을 하기 시작한다.
1,200루삐를 부르는데, 반도 더 깎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바가 있어
계속 깎고 깎아 500루삐 까지 내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금액도 바가지였고,
한 300루삐 정도가 적당한것 같았다.
(사진속 미덕이가 입고 있는 붉은색옷이 푼자비 드레스고
내것은 파란색이다.)

저녁을 먹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친구랑 셋트로 푼자비를 입고
산책을 나갔다. 기분이 삼삼했다.
어떤 젊은 인도인 남자가 우리를 보며 웃는다.
인도인들은 특히 외국인을 보면 무조건 \"헬로우\"를 연발하며
웃고 손을 흔드는데 아마 그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에서
연유된것 같았다.
\"압세 밀까르 무제 꾸쉬 호이...\" 우리가 먼저 기선을 제압한다.
Nice to meet you 보다 그들에겐 얼마나 반가운 인사말인가.
이 젊은이는 23세라고 했고, 나이키 운동화 청바지를 입고 있으니
부유층 자제임을 쉽게 알수 있었다.
인도는 공산품이 귀하여 시계나 청바지, 운동화등은 무척 고가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내 시계는 태국의 호텔지배인에게 뺏기었고
머리핀은 자이살메르의 어린소녀에게 주었으며,
가져온 볼펜 50여자루는 릭샤꾼들과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주었다.)

이때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한국 대학생(남자)들이다.
그들도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반색을 하며 다가왔다.
한명은 룰라의 멤머 고영욱을 닮았고, 한명은 통통한 도야지 같았는데
바로 이 남학생들과 합류함으로써 인도여행의 백미인
\"낙타 사파리\"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와..신난다! 산책나온 보람이 크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나이키 젊은 청년이 우리를 자기네 집으로 초대하고 싶어했다.
우리가 여자인지라, 또한 낯선 타국인지라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거절을 한다.
에구…인도의 가정식백반과 차를 마실수 있는 기회인데….
다음에 또 기회가 올것이라 생각한다.

남학생들과 수다를 너무 떨었더니(이날 나는 남자가 얼마나
수다스러울수 있다는걸 알았음)
밤이 깊어, 우리를 숙소까지 바래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