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록 새록 기억을 되살려 인도 여행 했던 기행문을 쓰자니
3년전 그때로 되돌아간것 처럼 하나 둘 기억이 새롭다.
여행을 한다는 설레임도 컸지만, 친구나 나나 애인도 없고
임자도 없는지라
낮선 이국에서의 멋진 로맨스를 기대 한것도 사실이었다.

평소 남자를 보는 눈이 무쟈게 까다로왔던터라
웬만하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고 설사 만나더라도 얼마 못가서 깨지고.
예를들면 곱슬머리에 옥니는 고집이 세니 안되고,
최소한 나보다 키는 커야하며,
눈이크고 쌍커플진 사람은 괜히 바람필것 같고
나의 정신세계 편력에 맞추어 대화가 통해야 하며…등등 이었다.

(현재 수연이 아빠 곱슬머리에 옥니이고 내키가 164인데
수연이아빠 160이고 게다가 눈도크고 쌍커플도 있고,
내면의 정신세계나 명상이니 참선이니 등은 도통 관심없음)

비행기값 아끼려고 네팔비행기를 이용했는데,
한국인은 달랑 우리까지 세명이 다였다.
나머지는 모두 인도인. 에구..인도인들에게서 나는 양파
비스므리한 냄새는 안맡아본 사람들은 모르리라.
인천공항에서 뭄바이까지 가는 8시간 내내 친구와 나는
양파냄새때문에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
중간에 밥이 나왔는데, 인도인들이 즐겨먹는 \'달\'이라는 스프와
따로노는 밥, 그리구 이름모를 푹익힌 야채..
친구(이름이 오미덕이다. 이하 미덕이라고 칭함) 미덕이와 나는 입도
못대고 미식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밤 12시 뭄바이공항에 도착했다.

한밤에 도착했으니 날이 밝을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차역으로 가기로했다.
대합실을 주욱 살피니 앳된 한국인 여자 둘이서 배낭을 끌어안고 있는게
눈에 뛴다.
얼른 뛰어가서 같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음식도 나누어 먹으며 함께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계속 접근하는 호객꾼들. 근처의 호텔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이사람들 뿌리치는것도 일이라, 나중엔 아예 무시해 버렸다.

일단 달러를 루삐로 바꾸는게 급선무여서 공항 환전소는 시세가
좋지 않아 일단 100달러만 환전을 하기로했다.
인도화폐로 4,500루삐다.
뭄바이는 인도에서도 공기가 나쁘기로 소문난 곳이다.
계속 앉아있자니 숨이 막히고 덥기는 어찌나 더운지…
한밤중에 여자들이 그것도 외국인들이 낯선 인도땅에서
택시를 타는 것은 위험 천만한 일이지만,
공항택시는 정부에서 월급주고 하는데라, 조금 안심이 되니
택시를 타고 가까운 호텔로 가기로 했다.
가이드북에 나온 타즈마할호텔이 290루삐 라기에 그곳으로 간다.
그런데……프론트에 가서 방있냐고 하니 값이 290불이란다.
달러를 루삐로 잘못 본것이다.

에구. 허탈한 맘으로 한밤중에 호텔에서 나와 조금 걷다가
C.S.T기차역으로 가기로한고 릭샤를 잡았다.
오토바이에 구루마를 연결해서 만든 릭샤는 인도 전역에 퍼져있고,
택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한 1분정도 가더니 다 왔단다.
에구 엎어지면 코닿을곳에 기차역이 있는것도 모르고 릭샤를 탔으니..
그 릭샤꾼에게 속은것이다.
기차역에 오니 벌써 해가 뜨고 날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