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홍보석이어니...'
[2014년 1월달력] 자금우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자금우(紫金牛, Ardisia japonica (Thunb.) Blume)는 앵초목 자금우과의 상록 소관목으로 제주 등 따뜻한 지역의 해변가 산지 숲속에서 자라는 난대성식물로 주로 동백이 자라는 지역에 분포한다. 부안 전역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이들 난대성식물들의 북상(北上)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2009년 12월 23일 발표한 1941년부터 2000년까지 60년간 한반도의 식물 분포 변화를 내용으로 한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물종 구계(區系) 변화 연구'에 따르면, 지난 60년간의 우리나라 기후변화가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세력을 북쪽으로 확장시켰음을 확인하였다.

이 조사에서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지난 60년간(1941~2000년) 약 1.3℃ 상승에 따른 식물의 분포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일본 학자 Uyeki(植木)가 1941년 설정한 64종 중 제주도에서만 자라거나 관상용으로 심는 16종을 제외한 48종을 대상으로 생육지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북방한계선은 1941년의 ‘대청도-변산-영암-죽도’에서 2009년의 ‘백령도-청양-정읍-포항’으로 새로이 설정되었으며, 이는 위도 기준으로 14㎞(대청도→백령도)에서 길게는 74㎞(영암→정읍)나 북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과거 Uyeki(1941) 조사에서 전라북도 어청도(36° 07′)가 북방한계선이었던 후박나무는 인천광역시 덕적군도(37° 03′)로 북상하였으며, 호랑가시나무는 전라북도 변산(35° 37′)에서 전라북도 어청도(36° 07′)로 북방한계선을 북으로 넓혔다.

이에 따라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0년 7월 26일 최근의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종 분포에 미치는 영양 및 취약성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 및 예측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을 선정하여 발표했다.

기후변화 생물지표(CBIS; Climate-sensitive Biologocal Indicator Species)란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활동, 분포역 및 개체군 크기 변화가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표화하여 정부에서 지속적인 조사ㆍ관리가 필요한 생물종을 말하는 것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의 변화·감소는 불가역적 피해로 그 영향과 취약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조사·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선정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식물 44종)’ 중에 자금우가 포함되어 있다.

자금우는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군데군데에서 줄기가 나와 번식한다. 가지는 치지 않으며 높이 15cm 안팎으로 낮게 자란다. 그래서 풀로 오인할 수 있으나 엄연한 나무다.

잎은 여러 장이 층을 이루어 돌려나며, 타원형으로 윤기가 나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의 길이는 6~8cm이다.

6월에 피는 4mm 안팎의 작고 앙증맞은 꽃은 흰색에 검은 잔 점들이 나 있으며 잎겨드랑이에서 밑을 향하여 달린다.

장과(漿果)의 열매는 지름 1cm 미만으로 둥글다. 9월에 붉게 익어 이듬해 꽃필 때까지도 매달려 있는데, 특히 눈 속의 붉은 열매는 홍보석을 연상하리만큼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이 때문에 엄연한 야생종임에도 일찌감치 실내식물로 개발되어 각광받고 있다.

자금우와 한 가문인 백량금과 산호수가 있다. 백량금은 높이 1m 정도, 산호수는 5~8m 정도로 자란다. 이 두 나무도 꽃보다는 붉은 열매가 매혹적이어서 원예식물로 개발되었다.

한방에서는 자금우의 잎과 줄기를 해독, 이뇨 및 진해 거담 등에 약재로 쓴다.

/허철희 huh@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