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梨)는 우리 선조들이 제수용품으로 애용하여 왔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과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소비의 증가에 힘입어, 최근에는 배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소비를 앞지르게 되었고, 제수용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전에는 과잉된 배를 소비하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배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 즉 언제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과실의 이미지를 심어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농촌진흥청과 배 관련 농업협동조합, 배 주산단지 행정기관 등이 주축이 되어 배가 가지고 있는 내,외형적 의미를 우리의 일상과 연결시킬 수 있는 '배의 날'을 지정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배의 날'은 과실 이름 '배(梨)'가 한자에서 유래한'배(倍) '와 발음이 같아 배(梨)를 먹으면 모든 것이 배(倍)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날, 그리고 이러한 의미를 가장 뜻깊게 전달할 수 있는 날로 새해를 시작하면서 숫자가 배가되는 첫 번째 날, 즉 1월 2일을 '배의 날(Pear-day)' 로 지정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개최하는 기관이나 장소에 따라 조금씩 의미를 바꾸어 줌으로서 더 뜻깊은 행사가 되기도 한다.

농촌진흥청은 시원하고 달콤한 과실인 배의 영명 'pear'의 발음과 음이 비슷한 다양한 유사어에서 의미를 찾아 '배의 날' 의 뜻을 정의하게 되었으며, 우선 공정하다는 'fair' 의 의미로서 깨끗하고 공정한 '참여정부'의 이미지를 담고, 아울러 개개인의 기쁨과 소망도 쌍(pair)으로 얻는 희망과 전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나주시도 2003년부터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와 함께 일반시민을 상대로 나주배(梨)를 주고받으며 소망과 희망을 배(倍) 로 나누기 위한  'Pear-Day'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나주시는 이 행사를 통해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고, 배(梨)로 주고 배(倍) 로 거두자는 새해의 소망을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유익한 행사로 꾸며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배의 날'은 배를 주고받으면서 새해에 더 많은 소원을 성취하길 기원하는 행사이다. 여기에 의미를 하나 더 부여해 보자. 신년의 인사에는 새출발의 의미가 있다. 지남날의 과오나 잘못, 서로간에 오해나 앙금들을 모두 떨쳐 버리고 새로이 출발해 보자.
이런 의미로도 우리는 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우선 '추황배'와 같이 과피에 과분이라 불리는 갈색의 가루가 많이 있는 배를 선택한다. 두 개의 배를 한 상자에 넣어 전달할 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과실 하나씩 꺼내어, 주는 사람은 과분에 지난 날의 잘못과 실수를 같이 담아 털어내면서 용서와 화해를 구하고, 깨끗한 새출발을 다짐하며, 받는 사람은 상대의 지난 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과분을 털어내면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한다면 한층 더 의미있는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배의 날'은 새해의 시작과 연결되어 보다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행사를 확대 발전시켜 배 소비 축진에도 믾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우리 배 이야기>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