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 '은수사'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673m)은 임실에서 진안군 백운면으로 넘어가는 언덕마루에서 바라보면 말의 귀 형상을한 독특한 경관으로 나타나는 신비스런 산이다.
북쪽에서 접근하기가 훨씬 쉽지만 남쪽에서 출발하는 것이 운치가 있다.
탑영지를 끼고 탑사를 드러가는 코스가 볼만하다. 남부주차장에서 탑사 앞까지는 약 1.9km로 30여분이 걸린다. 마이산 탑은 전북기념물 35호로 1885년 이갑룡 처사가 30년 동안 쌓았다는 돌탑이다.
탑사에 다다르면 왼편에 암마이봉을 떠받치고 있는 꼭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듯한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꼭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바위 같은 이 돌들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 로봇이 등장하는 공상과학 만화에서 가끔 땅이 갈라지면서 땅속에서 거대한 로봇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혹시 이곳 지하에 그런 시설을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쾌한 상상이 또 다른 즐거운을 가져다 준다.

탑사를 둘러보고 오른쪽 비탈진 경사로를 따라 놓인 등산로로 들어서서 300m를 올라가면 은수사가 있다. 대웅전 앞의 법고를 어루만지고 은수사 왼편으로 길게 늘어선 계단을 오르면 천황문에 이른다. 정면은 북부주차장으로 내려서는 통로이고, 천황문 왼쪽에 있는 쇠로 만든 계단이 암마이봉 입구다. 암마이봉을 오르는 길은 암벽에 매달린 밧줄 하나에 온몸을 의지해야 하는 힘겨운 등반이다.

암마이봉에서 내려와 철계단 입구 못 미쳐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돌아서면 봉두봉으로 이어진다. 봉두봉 전방 1km 걸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전망대가 있는 나봉암까지 가는 길을 택한다.
나봉암에서 수려한 산세를 감상하고, 고려말 나옹선사의 수도처인 고금당과 자연암굴을 둘러본 후 남부주차장으로 내려와도 3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입구 3km 구간의 벚나무 터널이 만하다

북풍을 등지고 천왕문을 지나거나 남풍에 돛달고 탑살지나면 숫마이봉의턱 부분에 포근하게 자리한, 그리고 매년 마이산제가 거행되는, 마치 마이산의 같은 절이 은수사이다.
돋특한 지형 덕분에 마치 거대한 말이 거친 숨을토하기라도 하듯 바람이 나뭇잎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 보기 드문 자연 현상도 볼 수 있다.
은수사에 들리면 섬진강 발원지에 다리를 뻗고 선 천연기념물(386호) 청실배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넓은 가슴으로 찾는 이의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을 씻어주는 이 배나무는 태조 이성계가 마이산을 찾아와 기도를 마친 뒤, 그 증표로 씨앗을 심은 것이 싹이 토 자란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나이는 약 600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우리 배 이야기>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