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김씨 시조의 묘제 '염수제'


청도읍을 우회하여 밀양 방향으로 10여분을 달려 내려가면 25번 국도에서 우측으로 빠져나와 상리로 향하는 잘 포장된 작은 지방도를 만나게 된다. 완만한 경사길을 따라 청도 김씨의 시조 김지대의 묘제 '염수제'를 찾아 길을 재촉한다.
이곳 상리가 주는 첫 인상은 편안함과 평화로움이다. 맑고 깨끗한, 그리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고요함,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 그 속에서 삶을 꾸리는 이들은 모두 선남선녀일 것만 같은 축복받은 마을이다.

'염수제'로 향하는 길은 지방도에서 벗어나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개울을 건너 비포장 산길로 차를 타고 5~10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진입로에서 별도의 표지판이 없기 때문에 도로 주변의 민가에서 길을 묻는 것이 좋다.
'염수제' 앞에는 작은 공터가 있고 공터를 지나 산비탈이 시작되는 곳에 구 이름은 족히 되는 오래된 돌배나무 한 그루가 산등성을 넘어오는 궂은 일을 막아내기 위해 양팔을 벌리고 지켜서 있다.
'염수제'의 파수꾼인 동시에 가을이 되면 풍성한 열매로 '염수제'를 지키는 이에게 또 다른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돌배나무는 1997년 경북기념물 제11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높이 18m에 줄기 둘레가 360cm인 수령 200여년으로 추정되는 노거수이다. 다른 돌배나무보다 열매가 크고 신맛이 강하다. 나무는 일조조건이 좋고, 주변에 경쟁되는 다른 나무가 없어 세력이 강하고, 상태도 좋은 편이다.
다른 노거수에 비해 하늘 높이 치솟은 건장한 키가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청도 김씨 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라도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듯한 곳이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우리 배 이야기> 에서